"전셋값 비율 보면 집값 전망 가능"
매매가 대비 비율 높으면 상승 가능성 커
집값과 임대료의 관계를 말할 때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이 있다.
집 주인 입장에서는 월세가 올랐으니 집값을 올려받아야겠다고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집값이 올랐으니 월세를 올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론적으로는 월세가 오르니 집값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라는 논리가 설득력이 있다. 부동산의 가격은 사용가치에 의해 좌우되므로 사용가치를 뜻하는 월세(임대료)가 오르면 매년 받는 임대료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부동산의 가치(완전시장인 경우 가격과 동일) 역시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정도쯤 된다.
이 지표는 한국에서만 통용된다. 전세 제도 자체가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비율은 전세가가 오를수록, 매매가가 떨어질수록 높아진다.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가파르게 오른 경우에도 이 비율은 높아진다. 최근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 점차 증가 이 같은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3년간 서울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부 공인 국민은행 통계를 기준으로 1998년 12월 47.9%였던 이 비율은 99년 말 56.5%, 2000년 말 60.6%, 2001년 말 63.4%로 계속 상승했다. 이후에는 매매가가 급등하면서 비율이 하락했다.
올 1월에는 38.2%까지 떨어졌다. 2001년 말 1억원짜리 집의 전세가격이 평균 6340만원이었다면 올 1월에는 3820만원에 그쳤다는 얘기다.
최근 이 비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6월은 38.9%였다. 매매가가 회복된 올 상반기에 이 비율이 함께 상승했다는 것은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을 뜻한다.
레버리지 효과로 집값 추가 상승 전망 우세 전세가가 사용가치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면 앞으로 매매가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1980년 후반에는 이 지표가 훨씬 큰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이 비율이 80~90%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매매가의 10~20%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놓을 수 있으므로 투자용 수요가 늘어나기 쉽다. 이를 레버리지 효과라고 한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으면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매매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 비율의 높고 낮음을 판단할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지역적으로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강남보다 강북에서 높게 나타난다. 지역 내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하다. |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