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규제완화] 半세기 만에 그린벨트 대수술
특산물 판매장·체험마을 허용
[3차 규제개혁 발표… 소규모 그린벨트 개발 쉬워진다]
2년 이상 걸리던 인허가 1년 정도로 크게 단축돼
난개발·부동산 투기 우려… 지자체별 해제 총량제 실시, 1~2 등급지는 계속 묶어둬
정부가 1971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도입 이후 반(半)세기 만에 관련 규제에 대한 대수술에 나선다. 30만㎡ 이하 중소 규모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고 그린벨트 해제에 걸리는 기간도 최소 2년 이상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각종 산업단지와 주택단지 등 지자체가 추진하는 지역 현안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또 주민 불편 해소 차원에서 그린벨트의 기존 공장 증축(增築)을 완화하고, 자전거 수리·대여점도 허용하기로 했다. 그린벨트 내 주유소에 편의점과 정비소도 함께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김경식 국토교통부 1차관은 6일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그린벨트는 엄격히 보전하되 보전 가치가 낮으면 신속하게 해제해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제 기간 1년으로 대폭 단축"
국토부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30만㎡ 이하 중소 규모 그린벨트는 시·도지사에게 해제 권한을 위임할 방침이다. 그동안 그린벨트는 규모에 관계없이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이 해제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해당 지자체에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인허가 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지자체가 그린벨트에 현안 사업을 추진하려면 중앙정부의 해제와 시·도지사의 개발 계획 수립 등 2단계 절차를 거쳤지만 앞으로는 지자체가 직접 그린벨트를 풀고 동시에 개발 계획 수립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지자체의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는 상당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린벨트는 도심과 가까워 교통이나 환경이 좋은 반면 땅값은 저렴해 각종 개발 사업 추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대다수 지자체는 그린벨트를 풀어 산업단지와 주택단지, 교육연구시설,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해 왔다. 윤성원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2008년 이후 해제된 그린벨트의 절반 정도가 20만~30만㎡ 규모였다"면서 "지방은 산업단지, 수도권은 주택단지 개발을 위한 해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경기도에서는 과천 복합문화관광단지(18만㎡) 등 10만~30만㎡ 규모의 5개 그린벨트 개발 사업이 새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동구가 상일동 일대에 추진하는 엔지니어링 복합단지(7만4000㎡)가 대표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행정구역의 80% 이상이 그린벨트로 묶인 경기 하남·과천·광명시의 경우, 주택 수요가 많은 만큼 1만 가구 안팎 미니 신도시 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개발·부동산 투기 우려 없나?
정부가 제한적이지만 그린벨트 해제권을 지자체에 넘겨주기로 한 것은 파격적인 권한 위임(委任)이다. 일선 시·도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대전시 관계자는 "유성 장대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등 현안 사업 추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지자체가 선거와 민원을 의식해 그린벨트 해제권을 남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30만㎡ 이하 해제 권한을 지자체에 주는 것은 사실상 그린벨트 관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그린벨트 해제 후 2년 안에 개발 사업을 착공하지 못하면 그린벨트로 다시 환원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환경평가등급 1~2등급지는 해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자체별로 배정된 해제 총량 범위에서만 그린벨트를 풀 수 있고 국토부 등 관계 부처와 사전 협의도 의무화할 예정이다. 정병윤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원칙적으로 공익 목적이 아닌 민간 개발 사업은 그린벨트 해제 대상이 아니다"며 "환경 보전 가치는 낮은 반면 개발 가치는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선(先)계획, 후(後)해제'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벨트가 풀리면 주변 지역 땅값 상승에 따른 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를 대거 풀면서 경기 하남 등 일부 지역 땅값 상승률이 전국 1~2위를 다툴 만큼 급등했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과도하게 개발되면 인근 미해제 지역 녹지도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Q&A]
Q: 불법 물류창고 많은데…
A: 30% 이상 공원 녹지로 기부하면 창고 허용
Q: 공장 늘면 환경 훼손
A: 건폐율 20%까지만 기존 공장 증축 허용
정부는 6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각종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라지는 그린벨트 제도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그린벨트 해제 구역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것인가.
"환경 보전 가치가 낮은 지역에서 공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에 한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관련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지, 개발 목적으로 그린벨트를 무분별하게 해제하는 것은 아니다. 그린벨트가 풀린 지역에 도시 개발 사업을 하려면 전체 부지의 70% 이상을 주택·산업·교육·사회복지·의료 등 공익 용지로 배정해야 한다."
―민간도 그린벨트 개발에 참여할 수 있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민간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을 개발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공공과 함께 만들어 3분의 2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그린벨트 안에 있는 음식점이나 주유소를 인수해 주차장이나 편의점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나.
"5년 이상 그린벨트에 살아야 음식점 부설 주차장 설치가 허용됐는데 앞으로 이 규제가 없어진다. 음식점도 건폐율 40%, 용적률 100%까지 건축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그린벨트 지정 이후에 주유소를 인수한 사람도 편의점과 세차장 등 부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지역 특산물 판매·체험 시설 허용으로 난개발 우려가 제기되는데.
"마을 단위로 사업을 추진하고 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경우에만 건물 신축을 허용한다. 또한 특산물 가공 판매장은 1000㎡, 체험 마을 사업은 2000㎡까지 신축이 가능하도록 면적을 제한했다. 지금은 콩나물과 버섯만 재배 시설 설치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500㎡ 이하 면적에 모든 친환경 작물의 재배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그린벨트에 불법으로 지어진 물류창고가 많다.
"그동안 불법 행위에 대해 이행 강제를 부과해 왔다. 하지만 늘어나는 물류 시설 수요를 고려해 '공공 기여형 훼손지 정비 제도'를 통해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양성화하기로 했다. 건물 난립으로 훼손된 그린벨트를 직접 정비해 30% 이상을 공원 녹지로 기부할 경우 개발(창고)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린벨트 내 공장 규제도 풀어주나.
"개발제한구역 내에 공장 신축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공장 중 애초 건축 면적이 너무 작아 증축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규제가 풀려도 건폐율 20%까지만 증축이 가능하고 수혜 대상도 제한되기 때문에 공장이 난립할 위험은 없다."
자료: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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