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선택의 학문, 풍수지리학
학문을 이뤄 세상의 쓰임이 되는 것에는 때가 있다.
학문에는 대소(大小)가 있고 때에는 운화(運化)라는 것이 있다.
큰 학문은 우주의 생령(生靈)을 인도하는 것이고 작은 학문은 정사(政事)와 문학(文學)에서 재능을 닦는 것이다.
운화란 우주의 변화 주기를 말한다. 배운 재주로 운화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어서 그 만남이 만만치 않다.
세상 일이 서로 어긋나 불행해지는 게 많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학문을 익히는 게 이렇게 어려운데 물질과의 운화는 어떨까.
물질에 관한 관심을 물욕(物慾)이라 하고 탐욕(貪慾)과 동급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물욕을 제거하는 데만 힘쓰는 것은 물욕을 통해 도(道)를 추구하는 것만 못한 일이다.
재물, 권력, 색정이 물욕 중에 큰 것이나 이 또한 운화 중에 일어난 일이다.
때가 되지 않고 힘이 미치지 않으며 남에게 해가 되고 법에 어긋나면 이익이 없다.
사람이 추구하는 목표 중에 재산을 이루는 일이나 백성을 다스리는 벼슬이 있다.
당연히 옳은 방법으로 얻도록 가르치면 될 뿐이다.
공자는 ‘~이 아니다’의 비(非)와 ‘~하지 마라’의 물(勿)을 통해 역설을 이야기한다.
비례물시(非禮勿視)는 ‘예(禮)가 아니면 보지 말라’는 뜻이다.
재물을 이루는 일도 이와 같아 올바른 사욕(私慾)은 옳게 벌자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풍수지리학의 2대 운화는 바로 재물과 권력을 얻는 데 좋고 나쁨에 대한 추측이다.
사술(私術)로 호도되는 까닭이 두 가지 물욕에 부합되는 학문인 까닭이다.
물욕에 대한 정당한 기준만이 공자의 ‘~아니면 하지 마라’식의 학문으로 전락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추측(推測)에는 발동과 제동이 따른다.
미루어서(推) 몸 속에 신기(身氣)가 누적되면 절로 그 헤아림(測)이 생겨 앞뒤가 서로 증험되어 나타나고 발전된다.
이것이 추측함의 무서움이다.
이런 신기가 사물과 통하면 지각이 생긴다.
동시에 운화를 따르면 만 가지의 상이 하나로 통일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상태가 된다.
우주 모든 사물을 통틀어 땅이라는 대표성을 부여하고 풍수지리학이라 이름하였을 따름이다.
그 환경 중에 밖에서 들어와 인체에 머물며 저장하였다가 다시 밖으로 미루어 쓰고 고요히 감추는 신기(神氣)가 바로 지기(地氣)다. 이 기운을 담고 저장하는 1차 매개체인 건축물이 중요한 팩터(factor)로 부각돼 양택(陽宅)풍수학이 됐다
‘주택의 대청 위에 거북의 머리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 단순한 이 문장 속엔 때를 만나면 당세의 쓰임이 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것이 사람과 환경과 때의 조화 속 운화의 경지요, 쓰임의 도다.//
'생활에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승지지[ 十勝之地 ] (0) | 2015.07.23 |
---|---|
안평대군 집터, 경매와 풍수 (0) | 2015.07.22 |
인물형으로 본 風水 (0) | 2015.07.10 |
풍수는 산과 땅과 건물의 생김새가 중요 (0) | 2015.07.06 |
음양오행(陰陽五行)과(戊己-土) 이야기 (0) | 2015.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