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7다271834, 271841 판결
[분묘기지권확인등ㆍ토지임료(지료)][공2021하,2040]
【판시사항】
[1] 분묘의 기지인 토지가 분묘의 수호ㆍ관리권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 토지 소유자가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때 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 분묘기지권 성립 당시 토지 소유자와 분묘의 수호ㆍ관리자가 지료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 등에 관하여 약정한 경우, 그 약정의 효력이 분묘 기지의 승계인에 미치는지 여부(적극)
[2]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분묘 기지에 대한 지료 지급의무를 지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분묘의 기지인 토지가 분묘의 수호ㆍ관리권자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가 분묘 수호ㆍ관리권자에 대하여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때에는 그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승낙에 의하여 성립하는 분묘기지권의 경우 성립 당시 토지 소유자와 분묘의 수호ㆍ관리자가 지료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 등에 관하여 약정을 하였다면 그 약정의 효력은 분묘 기지의 승계인에 대하여도 미친다.
[2]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85조, 제279조, 제287조 [2] 민법 제185조, 제279조, 제287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14006 판결(공2000하, 2181)
[2]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다295892 판결(공2021하, 1228)
【전 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반소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로 담당변호사 홍임석 외 2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피고(반소원고)
【원심판결】의정부지법 2017. 9. 21. 선고 2017나201898, 2019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반소피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반소피고) 2와 피고(반소원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 2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반소피고) 1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가. 분묘의 기지인 토지가 분묘의 수호ㆍ관리권자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가 분묘 수호ㆍ관리권자에 대하여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때에는 그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14006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승낙에 의하여 성립하는 분묘기지권의 경우 성립 당시 토지 소유자와 분묘의 수호ㆍ관리자가 지료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 등에 관하여 약정을 하였다면 그 약정의 효력은 분묘 기지의 승계인에 대하여도 미친다.
나. 원심은 원고(반소피고) 1이 1970. 4. 12. 그 부친인 소외 1이 사망하자 소외 2의 승낙을 얻어 소외 2 소유의 토지 위에 소외 1의 분묘인 이 사건 (가)분묘를 설치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가)분묘의 수호와 봉제사 목적 달성에 필요한 부분을 포함하는 이 사건 대지를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가 임의경매절차에서 매수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및 원고(반소피고) 1과 소외 2 사이에 이 사건 (가)분묘 이전에 관한 특약이 없었던 사실을 인정하여, 원고(반소피고) 1이 이 사건 대지 중 이 사건 (가)분묘의 수호와 봉제사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취득하였고, 또한 이 사건 (가)분묘가 설치된 이후 20년이 지났으므로 이 사건 대지 중 같은 범위에 관하여 취득시효 완성으로 인한 분묘기지권도 취득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토지 소유자와 분묘 수호ㆍ관리권자 사이의 이익 균형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반소피고) 1은 피고에게 피고가 이 사건 대지 소유권을 취득한 날부터 이 사건 (가)분묘의 기지 부분에 대한 차임 상당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고(반소피고) 1이 토지 소유자인 소외 2의 승낙을 얻어 이 사건 (가)분묘를 설치함으로써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그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취득하였음은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다. 이와 같이 원고(반소피고) 1이 토지 소유자의 승낙에 의하여 취득한 분묘기지권을 보유하는 이상 그 후에 같은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하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처럼 소외 2의 승낙에 의하여 설정된 분묘기지권을 보유하는 원고(반소피고) 1이 소외 2와 사이에 지료에 관하여 약정한 것이 있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그 약정의 효력이 그 후 이 사건 (가)분묘의 기지를 승계취득한 피고에 대하여도 미치게 되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반소피고) 1의 피고에 대한 지료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하면서 먼저 원고(반소피고) 1과 소외 2 사이의 지료에 관한 약정 여부와 그 내용에 관하여 심리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반소피고) 1이 소외 2의 승낙 아래 이 사건 (가)분묘를 설치하여 그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취득할 당시 이 사건 대지 소유자인 소외 2와 사이에 이 사건 (가)분묘 기지의 지료에 관하여 어떠한 약정을 하였는지 여부를 심리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가)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차임에 상당하는 지료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취득시효 완성에 의한 분묘기지권의 성립과 토지 소유자의 승낙으로 취득하는 분묘기지권에서 지료 지급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원고(반소피고) 2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다295892 판결 참조).
원심은, 2001. 12. 22. 소외 2가 사망하자 원고(반소피고) 2를 비롯한 소외 2의 상속인들이 소외 2가 소유하던 토지에 이 사건 (나)분묘를 설치한 사실, 피고가 2011. 10. 24.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을 원인으로 이 사건 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나)분묘의 수호ㆍ관리권자인 원고(반소피고) 2가 이 사건 대지 중 이 사건 (나)분묘의 수호와 봉제사 목적 달성에 필요한 부분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대지 중 위와 같이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부분에 대한 차임 상당액을 지료로 정하여 원고(반소피고) 2가 이 사건 대지의 소유자인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이 사건 대지 소유권취득일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할 뿐 아니라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그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되었으므로, 이 사건에 원용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반소피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반소피고) 2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반소피고) 2와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흥구(재판장) 김재형 안철상(주심)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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