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다27882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24상,282]
【판시사항】
고유 의미의 종중의 의의 / 일부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하거나 확장한 종중규약의 효력(무효) 및 그로 인하여 이미 성립한 종중의 실재 자체가 부인되는지 여부(소극) / 공동선조의 후손들이 종중을 양분하는 것과 같은 종중분열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고유 의미의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인 사람을 종원으로 하여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으로서 특별한 조직행위를 필요로 함이 없이 관습상 당연히 성립하는 것이고, 종중이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 후에 정관 등 종중규약을 작성하면서 일부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하거나 확장하더라도 그러한 규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이고, 그로 인하여 이미 성립한 종중의 실재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종중이 종중원의 자격을 박탈하거나 종중원이 종중을 탈퇴할 수 없는 것이어서 공동선조의 후손들은 종중을 양분하는 것과 같은 종중분열을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1993 판결(공1998상, 955)
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다15048 판결(공1992, 2964)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다30482, 30499 판결
【전 문】
【원고, 상고인】 ○○○씨 △△공파 □□자손 종중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기형규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익현)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3. 8. 23. 선고 2021나712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판시와 같이, ○○○씨종중회는 ‘□□’을 공동선조로 하는 후손들에 의해 성립되어 1989. 6.경 회칙을 제정하는 등 활동해 온 단체인 데 반해, 원고는 공동시조를 □□의 차남인 ‘◇◇’으로 하는 종중이라는 이유로, 원고가 ○○○씨종중회와 동일한 종중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고유 의미의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인 사람을 종원으로 하여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으로서 특별한 조직행위를 필요로 함이 없이 관습상 당연히 성립하는 것이고, 종중이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 후에 정관 등 종중규약을 작성하면서 일부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하거나 확장하더라도 그러한 규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이고, 그로 인하여 이미 성립한 종중의 실재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다15048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다30482, 30499 판결 참조). 또한 종중이 종중원의 자격을 박탈하거나 종중원이 종중을 탈퇴할 수 없는 것이어서 공동선조의 후손들은 종중을 양분하는 것과 같은 종중분열을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1993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르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씨 △△공파 □□은 장남인 ☆☆, 차남인 ◇◇ 두 아들을 두었다.
2) 1989. 6.경 제정된 ○○○씨종중회 회칙(을가 제2호증의 1)에는 그 명칭을 ‘○○○씨 △△공파 □□자손 종중회’라 하고, 회원을 ‘대종계 자손 전원’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3) 원고의 본래 명칭도 ‘○○○씨 △△공파 □□자손 종중회’였고, 2008. 12. 23. 자 정관이나 2013. 12. 3. 자 정관에서 회원을 ‘대종계 □□자손’으로 정하고 있었다. 그 후 원고는 임원회 의결을 거쳐 2018. 11. 10. 자 총회에서 그 명칭을 ‘○○○씨 △△공파 ◇◇자손 종중회’로 변경하고, 2018. 3. 5. 정관을 개정하여 회원의 자격을 ‘대종계 ◇◇자손’으로 정한 후 2019. 12. 11. 소장에 ‘○○○씨 △△공파 ◇◇자손 종중회’를 원고로 표시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에서 2021. 5. 11. ‘○○○씨 △△공파 □□자손 종중회’가 대종중, 원고가 소종중인 관계에 있다고 보아 원고가 ‘○○○씨 △△공파 □□자손 종중회’로부터 명의신탁자의 지위를 승계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자, 원고는 2022. 12. 10. 총회 결의로 그 명칭을 다시 ‘○○○씨 △△공파 □□자손 종중회’로 변경하고, 같은 날 정관을 개정하여 회원의 자격을 ‘성별 불문 성년에 달한 ○○○씨 △△공파 □□자손’으로 정한 후, 2023. 6. 7. 원심에서 원고의 명칭을 ‘○○○씨 △△공파 ◇◇자손 종중회’에서 ‘○○○씨 △△공파 □□자손 종중회’로 표시변경하는 내용의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하였고, 원심은 이를 허가하였다.
4) 원고는 원심에서 공동시조가 □□ 또는 ◇◇ 중 누구인지 등에 관하여 일부 명확하지 않은 주장을 하기는 하였으나, 시제일에 ◇◇의 후손뿐만 아니라 ☆☆의 후손까지 모여 □□을 포함하여 ◇◇, ☆☆의 제사를 함께 지내왔다고 주장하였다.
5) 피고 또한 원심에서 ○○○씨종중회는 □□을 모시는 종중으로 시제 때 ◇◇과 ☆☆의 후손이 함께 참석하여 □□의 묘를 관리하고 시제를 지내왔는데, 일부 종원이 ☆☆후손을 배제하기 위하여 2018. 3. 5. 자 정관변경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는 공동시조를 □□으로 하여 그 후손인 ◇◇자손과 ☆☆자손을 종원으로 하는 고유 의미의 종중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 후 일부 종원들이 주동하여 ☆☆자손의 종원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거나 정관변경을 한 것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이고, 그로 인하여 이미 성립한 원고 종중의 실체가 부인되거나 기존 종중에서 분열된 별개의 종중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씨종중회와 동일한 종중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원고가 종전 토지의 소유자로서 소외인에게 위 토지를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종중의 특정 및 동일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노태악 오경미(주심) 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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