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판례

채무초과알면서임차시에는....

호사도요 2009. 12. 14. 11:00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다50771 판결 【배당이의】
[공2005.6.15.(228),935]

  

[1]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주택에 대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 보호대상인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 보호대상인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사해행위인 경우, 수익자인 임차권자의 선의의 판단 기준


【판결요지】

  

[1]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임차목적 주택에 대하여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 등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법정담보물권을 부여한 것이므로,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주택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무초과상태에서의 담보제공행위로서 채무자의 총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임차권설정행위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 보호대상인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사해행위인 경우, 채무자의
악의는 추정되는 것이고, 수익자인 임차인의 악의 또한 추정된다고 할 것이나,
다만 위 법조 소정의 요건을 갖춘 임차인에 대하여 선행의 담보권자 등에 우선하여 소액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취득하는 자는 자신의 보증금회수에 대하여 상당한 신뢰를 갖게 되고, 따라서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 여부를 비롯하여 자신의 임대차계약이 사해행위가 되는지에 대하여 통상적인 거래행위 때보다는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될 것이므로, 수익자인 임차인의 선의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제로 보증금이 지급되었는지, 그 보증금의 액수는 적정한지, 등기부상 다수의 권리제한관계가 있어서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굳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사정이 있었는지, 임대인과 친인척관계 등 특별한 관계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전 문】

【원고,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인정되는 사실

  

원심이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9. 5. 15. 소외 윤병태(이하 '채무자'라 한다) 등의 연대보증하에 소외 주식회사 마이미와의 사이에, 위 소외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는 금원에 대하여 판시와 같은 두 건의 원리금채무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1999. 10.경 서울남부지방법원 99카단29506호로 채무자에 대한 사전구상권의 일환으로 청구금액을 3억 1,000만 원으로 하여 채무자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신청을 하여 1999. 10. 12. 이 사건 아파트에 가압류등기가 등재된 사실, 그 후 원고는 채무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0가합69038호로 구상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2001. 11. 22. "채무자는 원고에게 206,957,764원 및 그 중 155,565,434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한편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1988. 12. 24. 근저당권자 한국주택은행, 채권최고액 72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1992. 4. 6. 근저당권자 한국주택은행, 채권최고액 72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1994. 9. 9. 근저당권자 한국주택은행, 채권최고액 2,54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1999. 3. 15.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국민은행, 채권최고액 2,4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1999. 9. 28. 근저당권자 김광곤, 채권최고액 5천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1999. 10. 9. 청구금액 1억 4천만 원의 채권자 신용보증기금의 가압류등기, 2000. 10. 19. 국가에 의한 체납처분으로서의 압류등기가 각 경료되어 있었던 사실, 위 한국주택은행은 2001. 9.경 위 각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서울북부지방법원(이하 '경매법원'이라 한다) 2001타경19639호로 부동산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었는데, 그 배당절차에서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방 1개를 보증금 1,500만 원에 임차한 임차인으로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에 의하여 1,200만 원의 최우선변제권이 있음을 전제로 배당요구를 하면서 채무자와의 사이에 체결된 2000. 11. 18.자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였고, 경매법원은 2002. 10. 17. 실시된 배당기일에 배당금 105,627,623원을 배당함에 있어 피고를 소액임차인으로서 1순위로 하여 1,200만 원을, 한국주택은행을 2순위로 하여 30,071,497원을, 국민은행을 3순위로 하여 23,820,821원을, 종로세무서를 4순위로 하여 6,342,490원을, 원고를 가압류권자로서 5순위로 하여 23,003,939원을, 신용보증기금을 원고와 같은 5순위로 하여 10,388,876원을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고가 위 인정 사실을 바탕으로, 피고는 가장임차인이고, 또한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그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아파트를 피고에게 임대한 것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배당된 금원을 전부 삭제하고, 그 금원을 원고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경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심은 1심판결을 인용하여,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가장임차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나아가 채무자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2000. 11. 18.자 임대차계약이 사해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에 의하여 그 재산이 감소되어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야 할 것인바, 채무자가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임차보증금 1,500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한 것을 일컬어 채무자의 총재산에 감소를 초래한 행위로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또한 채무자 및 피고에게 원고 등 일반채권자들을 해한다는 사해의사로서 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임차목적 주택에 대하여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 등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법정담보물권을 부여한 것이므로(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다66291 판결 참조),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주택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무초과상태에서의 담보제공행위로서 채무자의 총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임차권설정행위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채무자의 악의는 추정되는 것이고, 수익자인 임차인의 악의 또한 추정된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다41875 판결 등 참조), 다만 위 법조 소정의 요건을 갖춘 임차인에 대하여 선행의 담보권자 등에 우선하여 소액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취득하는 자는 자신의 보증금회수에 대하여 상당한 신뢰를 갖게 되고, 따라서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 여부를 비롯하여 자신의 임대차계약이 사해행위가 되는지에 대하여 통상적인 거래행위 때보다는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될 것이므로, 수익자인 임차인의 선의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제로 보증금이 지급되었는지, 그 보증금의 액수는 적정한지, 등기부상 다수의 권리제한관계가 있어서 임대인의 채무초과상태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굳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사정이 있었는지, 임대인과 친인척관계 등 특별한 관계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주택은 방이 두 개인데, 채무자는 그 처인 김명자, 1984년생인 딸 윤수진, 1987년생인 아들 윤동규와 함께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편 피고는 1977년생의 여자인바, 그렇다면 채무자는 피고에게 방 하나를 임대해 주고 자신의 가족 4명이 방 하나를 사용하였다는 것이고, 또한 성년의 여자인 피고도 위와 같은 아파트에 1,500만 원이나 되는 보증금을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경험칙상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이미 이 사건 아파트에는 여러 건의 근저당권과 가압류등기 및 체납처분이 되어 있었으며, 피고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여러 건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소액보증금의 보호 한도인 1,200만 원을 넘는 금원을 지급한 점, 피고는 자신의 보증금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에 의하여 전액 보호되므로 다수의 근저당권에도 불구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시인 2000. 11.에는 소액보증금의 보호범위가 3,000만 원 이하의 임차인 중 1,200만 원 한도였고, 2001. 9. 15.부터 비로소 4,000만 원 이하의 임차인 중 1,600만 원 한도까지 확대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의 작성일자인 2000. 11. 18.에는 자신의 보증금 1,500만 원 전액이 보호될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근거가 없는 점, 피고는 자신이 2000. 12.에 점유를 취득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경매법원의 명을 받은 집행관이 2001. 9. 24. 이 사건 아파트의 현황을 조사할 때 채무자는 피고의 보증금이 1,200만 원이고 점유개시일자가 2000. 10.이라고 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임대차계약일로부터 불과 10개월이 지난 후인데도 피고가 점유를 개시한 때가 가을인지, 겨울인지, 보증금이 얼마인지 조차 정확히 진술하지 못한 점, 다른 한편 위 김광곤은 채무자의 처남(처인 김명자의 오빠)으로서, 위 김광곤 명의의 근저당권은 원고가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의 결과 사해행위로서 말소되었으며, 피고는 자신이 근무하던 직장의 사람을 통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소개받았다고 진술하여 마치 이 사건 임대차계약 전에는 채무자나 그 처인 김명자를 몰랐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는 채무자의 처와 친척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경험칙상 피고가 진정한 임차인인지에 대하여 의심의 여지가 있고, 이러한 사정하에서는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에 대한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의 판단에는 사해행위취소권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를 받아들인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