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3.12.12. 선고 2013다62223 판결
[배당이의]〈주택 소액임차인 보호 관련 사건〉[공2014상,168]
【판시사항】
갑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공인중개사인 남편의 중개에 따라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의 합계가 시세를 초과하고 경매가 곧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를 소액임차인 요건에 맞도록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임차보증금으로 임차한 다음 계약상 잔금지급기일과 목적물인도기일보다 앞당겨 보증금 잔액을 지급하고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은 사안에서, 갑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대상인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갑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공인중개사인 남편의 중개에 따라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의 합계가 시세를 초과하고 경매가 곧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를 소액임차인 요건에 맞도록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임차보증금으로 임차한 다음 당초 임대차계약상 잔금지급기일과 목적물인도기일보다 앞당겨 보증금 잔액을 지급하고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그 직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받지 못하자 배당이의를 한 사안에서, 갑은 소액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매개시결정 전에만 대항요건을 갖추면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악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대상인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전 문】
【원고, 상고인】원고
【피고, 피상고인】주식회사 세종상호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안 담당변호사 유정인)
【원심판결】대전지법 2013. 7. 23. 선고 2012나1949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원고가 2011. 11. 11. 소외 1과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을 2천만 원으로 하여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같은 달 16일 이 사건 주택으로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도 받았으며, 임대차보증금 2천만 원을 임대인에게 모두 지급하였고, 위 전입일 무렵부터 2012. 8.까지 거주한 사실, ②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전부터 이 사건 주택과 인접한 대전 중구 목동 (주소 1 생략) 아파트(동호수 1 생략)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후인 2011. 12. 9. 소외 2에게 위 아파트를 임대보증금 1억 5천만 원에 임대한 사실, ③ 원고 남편인 소외 3은 공인중개사로서 대전 서구 둔산동 (주소 2 생략)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사실, ④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전에 대전지방법원 2011. 5. 18. 접수 제56040호로 채권최고액 8,400만 원, 채무자 소외 4, 근저당권자 피고인 근저당권설정등기, 2011. 10. 27. 접수 제113732호로 채권최고액 600만 원, 채무자 소외 1, 근저당권자 소외 5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각 경료되어 있었고, 위 채권최고액의 합계 8억 4,600만 원은 이 사건 주택의 당시 시세 6억 5,500만 원을 초과하는 사실, 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임차인은 만약 경매 등으로 인하여 전액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임대인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다”고 약정한 사실, ⑥ 당초 약정한 임차보증금 지급일 및 이 사건 주택 인도일은 2011. 12. 13.이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2011. 11. 15. 접수 제120105호로 채권자 신용보증기금, 청구금액 2,400만 원인 가압류, 대전지방법원 2011. 11. 15. 접수 제120534호로 권리자 국(처분청 서대전세무서)의 압류가 각 행하여진 다음날인 2011. 11. 16. 전입신고를 하고, 같은 날 확정일자를 받은 후 2011. 11. 30. 소외 1의 남편인 소외 4에게 임차보증금 잔액 1,800만 원(계약금 200만 원은 계약 당일 지급)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한 달 후인 2011. 12. 23.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사실, ⑦ 원고의 자녀인 소외 6을 대리한 소외 3은 2012. 5. 15. 소외 7로부터 대전 중구 (주소 3 생략) 아파트(동호수 2 생략)를 임차보증금 2,000만 원, 임대차기간 2012. 5. 19.부터 2014. 5. 19.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고, 소외 6은 2012. 5. 21. 위 아파트에 전입신고하였으며, 위 아파트관리사무소에 “가족현황 소외 3, 원고, 소외 6, 8”로 기재한 입주자카드를 제출하였는데, 위 아파트에 관하여도 2012. 6. 1. 대전지방법원 2012타경11600호로 부동산 임의경매 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원고가 위 아파트를 낙찰받은 사실, ⑧ 원고는 이 사건 주택을 경락인에게 인도하면서 그로부터 이사비용 130만 원 및 미납 관리비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2. 나아가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남편인 소외 3은 공인중개사로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규정을 잘 알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을 중개한 점, ② 원고는 그 소유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채권최고액의 합계가 시세를 초과하는 이 사건 아파트를 임차하였고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경매가 개시될 것을 예상하여 소액임차인의 요건에 맞도록 이 사건 아파트 시세에 비추어 현저히 낮은 임차보증금만을 지급하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실제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직후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경매가 개시된 점, ③ 당초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잔금지급기일 및 목적물인도기일보다 앞당겨 임차보증금 잔액을 지급하고 전입신고를 마친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을 임차한 때로부터 불과 6개월 만에 소외 3이 원고의 자녀인 소외 6을 대리하여 대전 중구 (주소 3 생략) 아파트(동호수 2 생략)를 임차하였고, 그 임차보증금 또한 소액임차인의 요건을 충족하는 2,000만 원이며, 그 임대차계약 체결 직후 경매절차가 개시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소액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매개시결정 전에만 대항요건을 갖추면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악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원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보호대상인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소액임차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소액임차인... 무조건 보호받아야 할까?
부동산경매로 인해 살던 집에서 원치 않는 퇴거를 해야 하는 임차인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소액임차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러나 소액임차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법적 보호는 역시 사회적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작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소액임차인 보호법을 악용해 채권자의 정당한 배당을 저해하는 일부 불순한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액임차인과 우선변제금에 대한 정보가 소액임차인 보호 쪽에 힘을 준 내용이었다면 이번 주에는 소액임차인 보호법을 악용했다가 법의 심판을 받았던 판례를 소개함으로써 내용상의 균형을 잡아볼까 한다.
2011년 11월 11일 C씨는 대전 중구 소재 한 아파트에 임차보증금 2000만원으로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같은 달 16일 전입일자와 확정일자를 받아 소액임차인의 자격까지 모두 갖췄다.
임대차계약 한달 후인 12월 23일 이 아파트는 경매에 부쳐졌고 이후 한차례 유찰을 거쳐 2012년 5월 21일 3억9900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후 배당과정에서 이 사건의 채권자인 S저축은행이 C씨의 우선변제에 이의를 제기해 C씨는 보증금 2000만원을 돌려 받지 못했다.
이후 C씨는 배당이의를 소를 제기해 자신은 소액임차인이므로 배당이 적법함을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과정에서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났다.
C씨는 이 사건의 아파트 인근에 또 다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 아파트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는 1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또한 C씨의 남편인 J씨는 공인중개사로 해당 아파트 인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이 아파트의 임대차계약을
중개했다.
여기에 C씨는 이 사건 아파트를 낙찰받은 경락인에게 이사비용 130만원과 미납 관리비를 지급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경매와주택임차인보호법에 대해잘 알고있던 J씨는 이를악용해 곧 경매에 부쳐질 아파트를 물색한 후 이러한 아파트에 임대차계약을 맺으며 소액임차인 지위를 갖춰 보증금을 돌려 받는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고자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것이 대법원 측 판단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불과 6개월 후 J씨는 자녀 명의를 빌려 또 다른 아파트를 임차했고 이 아파트가 경매에 나오자 낙찰 받았다.
임대차계약시 소액임차인 우선변제금에 해당하는 2000만원을 보증금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사실들을 근거로 대법원은 C씨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기에 C씨는 정당한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013.12.12. 선고 2013다62223 판결>
이상의 판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소액임차인의 지위가 악용될 소지가 있고, 또 이를 실제로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악용 이상의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아니 실제로 심각한 사태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범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사료된다.
일부에서는 어차피 소액인 임대차보증금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소액임차인에 이어 배당을 받아야 하는 2순위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위 판례에 나온 것 같은 '정당하지 못한 임차인'의 존재로 인해 채권회수 계획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정상적인 임대차계약을 맺은 소액임차인에 대해서는 채권자 역시 우선변제를 통한 보호에 이견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위 판례처럼 채무가 과다하거나 경매개시결정 직전인 주택에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의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는 등 소액
임차인의 지위를 악용하는 사례라 의심이 들 때 정상적인 채권 회수를 위해 법의 판단을 구하는 것은 채권자로서 당연한 권리행사다.
얼마전 살던 집이 경매로 넘겨졌고 근저당권자에 의한 배당이의 소송에 휘말려 전세 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나머지 분신자살을 선택한 한 장애인 전세입자의 비극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언론에 따르면 배당이의 소송을 제기했던 이 사건 근저당권자는 분신 사건 직후 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소액임차인의 지위를 악용한 '정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의 존재가, 채권자들의 이목을 흐린 나머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소액임차인 지위를 악용하거나 거주지가 절박한 사람들에게 경매 직전의 주택을 무책임하게 중개임대하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들에 대해서는 관용없는 엄벌을 내리는 것이 정당한 소액임차인의 사회적 보호와 채권자의 정당한 채권회수를 돕는 한편, 또 생겨날 지 모를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한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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