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다21711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22하,2076]
【판시사항】
[1]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를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하는 시기 및 위 권리에 관한 위임인의 이전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위임계약이 종료된 때)
[2] 갑 주식회사와 을 지방자치단체가 조선산업단지 개발사업 시행에 따라 갑 회사가 을 지방자치단체에 사업부지 내 편입된 토지 매수 및 손실보상 등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기로 하는 내용의 보상업무대행협약을 체결하고, 위 협약에 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상업무 처리로 취득하는 토지 등에 관하여 소유권을 갑 회사 명의로 등기하기로 정하였는데, 을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부지 내 토지에 관하여 을 지방자치단체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자, 갑 회사가 을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 사안에서, 을 지방자치단체가 위 협약에 의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을 지방자치단체 명의로 취득한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협약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갑 회사에 이전하여야 하고, 각 토지에 관한 갑 회사의 을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협약의 종료 시점부터 진행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684조 제2항은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그 이전 시기는 당사자 간에 특약이 있거나 위임의 본뜻에 반하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이 종료된 때이다. 따라서 위임사무로 수임인 명의로 취득한 권리에 관한 위임인의 이전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임계약이 종료된 때부터 진행하게 된다.
[2] 갑 주식회사와 을 지방자치단체가 조선산업단지 개발사업 시행에 따라 갑 회사가 을 지방자치단체에 사업부지 내 편입된 토지 매수 및 손실보상 등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기로 하는 내용의 보상업무대행협약을 체결하고, 위 협약에 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상업무 처리로 취득하는 토지 등에 관하여 소유권을 갑 회사 명의로 등기하기로 정하였는데, 을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부지 내 토지에 관하여 을 지방자치단체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자, 갑 회사가 을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 사안에서, 위 협약의 목적이나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협약의 법적 성질은 민법상의 위임계약 또는 그와 유사한 비전형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위 협약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을 지방자치단체는 위 토지에 관하여 갑 회사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그 권리의 이전 시기에 관하여 위 협약에서 특별히 정한 바가 없어 민법상 위임에 관한 규정 중 제684조 제2항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을 지방자치단체가 위 협약에 의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을 지방자치단체 명의로 취득한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협약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갑 회사에 이전하여야 하고, 각 토지에 관한 갑 회사의 을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협약의 종료 시점부터 진행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4다64432 판결(공2007상, 424)
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6다11295 판결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하동지구개발사업단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고영한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하동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국제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2. 1. 13. 선고 (창원)2021나122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재정경제부장관은 2003. 10. 30. 구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6항, 동법 시행령(2005. 4. 28. 대통령령 제188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에 따라 경남 하동군 일원 등을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였고, 그 개발사업 중 하나로 경남 하동군 ○○면 △△리 지역을 일부 매립하고 매립지와 매립배후지 총 6,281㎢를 개발하는 계획이 수립되었는데, 위 사업의 시행자로 경상남도 등이 지정되었다.
나. 이후 하동지구개발사업단 주식회사(이하 ‘원고 회사’라고 한다)가 2008. 1. 18. 설립되었고, 지식경제부장관은 2008. 9. 12. 위 매립지 및 매립배후지 개발사업의 시행자를 원고 회사 및 피고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고시한 후(지식경제부고시 제2008-126호), 2009. 3. 30. 위 매립지와 매립배후지 개발사업을 △△만 조선산업단지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으로 통합하였다.
다. 원고 회사와 피고는 2009. 8.경 이 사건 사업 시행에 따른 실시협약을 맺고, 이후 2010. 1.경 위 실시협약에서 정해진 바에 따라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편입된 토지 매수 및 손실보상 등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기로 하는 내용의 보상업무대행협약(이하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의 기간은 협약체결일로부터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편입된 토지 등에 대한 협의 또는 수용재결이 있은 후 공탁 및 소유권이전 업무를 완료한 날까지로 한다. 단, 수용재결 신청은 보상공고일로부터 16개월 이내에 한다(제4조 제1항).
2) 피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편입된 토지 등에 대한 보상협의, 계약, 보상금 지급, 토지 등의 등기, 수용재결, 보상금 공탁, 행정대집행 등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고(제6조 제1항 제2호), 원고 회사는 보상업무 관련 사업비 및 위탁수수료를 비롯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며 토지 등의 보상금을 예치한다(제6조 제2항 제3호, 제4호, 제5호).
3) 피고는 보상업무 처리로 취득하는 토지 등에 관하여 소유권을 원고 회사의 명의로 등기한다(제12조).
라. 피고는 이 사건 사업부지 내 토지인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고 한다)에 관하여 각 토지 소유자들을 매도인으로, 피고를 매수인으로 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2012. 7.경부터 2014. 12. 24.경까지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모두 마쳤다.
마. 원고 회사는 2018. 4. 17.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2017하합10025호)를 받았고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바. 원고는 2019. 9. 25. 창원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토지가 원고 회사 소유임을 확인하고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부인의 청구(2019하기1023호)를 하였다가 2020. 2. 11. 이를 취하하였고, 2020. 5. 4.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토지를 행정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석명의무를 위반하거나 행정재산의 인정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원고의 상고이유 중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오해 등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은,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 제12조에는 피고가 보상업무 처리로 취득하는 토지 등에 관하여 그 소유권을 원고 회사의 명의로 등기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피고가 위 토지의 취득 및 보상업무를 수행하여 이를 취득한 시점에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도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취득한 각 시점부터 진행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의 목적(제1조)이나 업무의 내용(제6조), 계약상 권리와 의무의 양도나 처분이 금지된다는 점(제17조 제2항), 수탁자에게 보고의무가 있으며(제4조 제3항, 제7조 제3항, 제14조), 수탁자에게 비용(보상금, 부대비용)의 선급청구권이 있다는 점(제8조, 제10조), 수탁자에게 보수(위탁수수료)청구권이 인정된다는 점(제9조), 수탁자가 위탁자를 위하여 취득한 토지 소유권을 위탁자에게 이전해 주어야 한다는 점(제12조)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의 법적 성질은 민법상의 위임계약 또는 그와 유사한 비전형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는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기 명의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위 토지에 관하여 원고 회사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그 권리의 이전 시기에 관하여 위 협약에서 특별히 정한 바가 없으므로 민법상 위임에 관한 규정 중 제684조 제2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3) 민법 제684조 제2항은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그 이전 시기는 당사자 간에 특약이 있거나 위임의 본뜻에 반하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이 종료된 때이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4다64432 판결, 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6다11295 판결 참조). 따라서 위임사무로 수임인 명의로 취득한 권리에 관한 위임인의 이전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임계약이 종료된 때부터 진행하게 된다.
4)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에 의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자기 명의로 취득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협약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원고 회사에 이전하여야 하고, 위 각 토지에 관한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협약의 종료 시점부터 진행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5)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보상업무대행협약의 종료 이전에 피고가 원고 회사에 이 사건 각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그와 같은 사정이 없다면 어느 시점에 위 협약이 종료되는지를 추가로 심리한 다음 그때를 기준으로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취득한 각 시점이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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