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門家에선 왜 氣가 몰려있는 곳에 사랑채 아닌 안채를 지었나

名門家에선 왜 氣가 몰려있는 곳에 사랑채 아닌 안채를 지었나

 

[김두규 교수 의 國運風水]

 

내년 설에 개봉 예정인 배우 이승기·심은경 출연 영화 '궁합'은 궁합 전문 도사의 운명을 다룬 이야기이다.

궁합(宮合)의 본디 뜻은 한자를 풀어 해석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宮은 '宀+口+丿+口'로 구성되며,

合은 '人+一+口'로 구성된다.

 

여기서 宀은 지붕을,

口는 입, 丿은 혀를 의미한다.

지붕 아래에서 남녀가 키스를 하는 것이 宮이다.

 

 

그런데 口가 상하로 연결(呂)되어 있기에 이것은 본디 남녀의 섹스를 의미한다.

合 역시 '사람(人)이 입(생식기)을 하나로 한다(一)'는 뜻이다.

남녀의 잠자리는 모름지기 지붕 아래에서 해야 한다는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붕 아래가 아닌 바깥(野)에서 하게 될 경우 야합(野合)이 된다.

반면, 글자를 앞뒤로 바꾼 합궁(合宮)은 섹스 그 자체를 의미하기보다는 택일(擇日),

즉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촌 김성수, 수당 김연수, 정운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태어난 전북 고창군 부안면 인촌 생가 안채.

 

 

거주 이동이 빈번하지 않던 옛날에는 대개 부모의 잠자리가 아이의 탯자리가 된다.

잠자리와 탯자리가 좋아야 훌륭한 인물이 태어난다는 관념은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로 하여금 인걸지령(人傑地靈)이란 시어를

만들게 했다.

풍수 고전 '지리신법'은 인걸지령을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땅기운에 아름답고 추함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며, 사람 또한 땅기운을 받아 태어나기 마련인데, 어찌 그 사람됨의 맑고 흐림,

똑똑함과 멍청함, 선악, 귀천, 빈부, 수명의 차이가 없겠는가?"

 

 

명문가들이 잠자리와 탯자리를 얼마나 중시하였는지에 대한 이순형 교수(서울대·아동가족학)의 의견이다.

"종가 사람들도 예외 없이 기가 있는 곳에 집을 지어 가문의 기를 살리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가 사람들이 기가 몰려 있다고 생각한 장소에는 사랑채가 아니고 안채를 지어서 종부가 거처하도록 했다.

"('한국의 명문 종가')

 

 

좋은 잠자리에서 태어났다는 자긍심과 믿음으로 성공한 현존 인물이 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이다.

그는 지난 4·13 총선에서 전북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었다.

32년 동안 새누리당 출신이 단 한 번도 당선자를 낸 적이 없는 곳이다.

 

 

정운천 당선자의 승리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풍수를 선거 마케팅에 활용하였다.

하나의 소문을 지속적으로 퍼뜨렸다.

"정운천 후보는 인촌 김성수와 수당 김연수 선생이 태어난 바로 그 방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삼정승 터로서 조선 천지를 크게 흔들 북소리가 세 번 울릴 곳이다.

정운천 역시 그와 같이 큰 인물이 될 것이다.

소문은 그를 후원하는 덕망 있는 유력 인사들에 의해 은근히 확산되었다.

새누리당에 대한 거부감이 희석되었으며, 인물을 키우고 전북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실제로 정운천 당선자의 잠자리와 탯자리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

그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단번에 합격하지 못하고 재수를 해야 했다.

그때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골방에서 공부를 하였으며, 그때마다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였다.

심지어 당선자의 자녀(1남1녀)도 바로 그 골방에서 잉태하였다.

인촌과 수당 그리고 그가 태어난 그곳은 길지일까?

풍수에 조예가 깊은 유기상 박사(역사학·전북문화재연구원 고문)는 "안채 바로 앞마당에 솟는 샘은 진응수(眞應水)로서

길지임을 증명하는 증거가 되며 그러한 땅은 삼정승을 배출한다"고 단언한다.

 

 

터의 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잠자리이자 자신의 탯자리가 길지임을 굳게 믿고 자신의 길을 정정당당하게 걸어간 삶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