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료

아파트 분양시장

호사도요 2016. 7. 7. 17:17

아파트 분양시장

 

 

 

아파트 분양시장이 심상치 않다.

올 들어 5월까지 신규 분양시장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2.7대1이었다.

최근 10년래 주택경기가 가장 달아올랐던 지난해(10.9대1) 기록을 뛰어넘었다.

반포·개포 등지의 인기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은 지 오래다.

동탄·광명·남양주 등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1에 달했다.

 

 

수도권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4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는 450.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창원·대구·제주 등 지방의 분양 열기도 뜨겁다.

건설회사로선 ‘인천에 배 들어온 격’이다.

밀어내기에 혈안이 되다 보니 올 상반기에만 2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될 전망이다.

2017년 부동산시장 대란 올까요즘 부동산시장엔 2017년 대란설이 퍼지고 있다.

근거는 공급 과잉이다.

올 1~9월 전국에서 건축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54만14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7% 늘었다.

지난해 전체 인허가 실적(51만5251가구)을 이미 넘어섰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전체로 65만~7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초 올해 공급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을 거란 낙관론이 우세했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2월, 지방은 5월부터 적용되니 2분기부턴 주택공급이 줄어들 거라 예상했다.

상반기 중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국내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 청약수요도 식힐 것으로 봤다.

그런데 세계적인 불경기로 미국 금리 인상이 미뤄졌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대책은 엉뚱한 부작용을 낳았다.

대출 심사 강화가 기존 주택에만 적용됐기 때문이다.

 

 

 

 

새 규제는 대출 받을 때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도록 한 게 골자다.

집을 살 사람 입장에선 매달 갚아나가야 할 자금 부담이 커졌다.

그런데 신규 분양 아파트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기존 주택 수요자가 분양시장으로 대거 몰렸다.

여기다 정부가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2014년 발표한 9·1 대책도 분양시장 과열을 부채질했다.

당시 정부는 분양시장을 살리기 위해 주택청약제도를 확 뜯어고쳤다.

기존엔 2년을 기다려야 1순위가 됐는데 지난해 3월부턴 1년(지방은 6개월)으로 단축됐다.

여기다 유주택자에 대한 감점제도도 사실상 없앴다.

그러자 주택청약이 ‘로또’가 됐다.

집이 있는 사람도 1년만 기다리면 1순위 청약자격을 얻게 돼 무주택자와 똑같이 인기 분양 아파트 청약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주택청약제도 변경 후 700만명 수준이던 1순위자가 10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건 이 때문이다.

자연히 경쟁률이 높아졌다.

여기다 전매 제한도 없어졌다.

운 좋게 당첨만 되면 그 자리에서 분양권을 팔아 수천 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웃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방에선 6개월만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게 되니 청약 경쟁률이 더 높아진 건 당연했다.

 

 

지난해 이후 1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지방 5개 단지의 분양권 전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계약 이후 한달 이내 전매건수가 전체 분양물량 1217가구의 절반인 600건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경쟁률이 422.5대 1이었던 경남 창원시 용지더샵레이크는 한 달새 전매건수가 전체 가구수의 80%에 달했다.

지방은 전매제한이 없어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인기 아파트 ‘청약 메뚜기족’…당첨 한 달 내 주인 절반 교체지난달 1순위 평균 1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A아파트. 계약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4가구 중 한 가구의 당첨자가 분양권을 팔았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2000만원 이상의 웃돈을 줘야 분양권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분양권 실거래가 신고 내역에 따르면 분양권 다섯 중 셋의 거래금 내놓기만 하면 ‘완판’이 되니 건설회사

입장에선 밀어내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앞뒤 따질 것 없이 땅만 확보되면 아파트 분양에 나섰다.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마저 고꾸라진다면 가뜩이나 쪼그라든 서민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거란 우려에서다.

더욱이 내년 대통령선거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건 지극히 위험해 보인다.

인구는 2030년을 기점으로 줄어든다.

경기는 바닥이고 가계부채는 시한폭탄이다.

수출 제조업은 구조조정 덫에 걸려 있다.

분양시장이 지금처럼 과열 양상을 띠는 건 어떤 각도로 봐도 정상이 아니다.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한 주택청약제도가 만든 신기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70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1기 신도시가 집중적으로 조성된 1994~1995년과 1997~1998년에도 각각 82∼83만가구가 쏟아졌다.

그러나 95년 주택보급률은 86%에 불과했다.

 

 

2014년엔 이 비율이 118%에 달했다.

지금과 같은 밀어내기 분양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2017년 이후 입주 대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폭탄 돌리기의 종말은 참혹했다.

이를 피하자면 서둘러 공급 과잉을 조절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신규 분양에도 적용하고 1순위 청약자격 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재당첨 금지 기간도 다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경기는 얼어붙어 있는데 부동산시장만 계속 호황을 누리길 기대할 순 없다.

더 늦기 전에 폭탄 돌리기를 멈춰야 한다.

 

중앙일보 | 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