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심판(審判) ◈
옛날에 어느 사냥꾼이 있었다.
독수리를 잡으려 화살을 겨누고 있었건만
독수리는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어딘가를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자세히 봤더니
독수리는 뱀을 잡아먹으려고 그 뱀을
쳐다보느라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고있었다.
뱀도 마찬가지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것이었다.
도무지 독수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구리도 마찬가지로 무당벌레를
잡아먹으려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노려보고 무당벌레도 꿈쩍 않고 있었다.
무당벌레는 진딧물에 정신 팔려
개구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먹이사슬을 보다가 슬그머니 활을
내려놓고 갑자기 자기의 뒤를 쳐다보았다.
혹 누군가가 자신을 그렇게 잡아먹으려는 것은 아닌가?
사냥꾼은 볼 수 없었지만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적 아닌 적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죽음 이라는 모래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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