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3다290485 판결
[공사잔대금등][공2024상,648]
【판시사항】
[1]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대법원이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는 경우
[2]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인 사업자가 공급받는 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부가가치세를 따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경우, 위 약정에 따라 간이과세자인 사업자가 공급을 받는 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부가가치세 상당액은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 상당액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소액사건에 있어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에 있어서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
[2] 거래당사자 사이에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사업자는 그 약정에 기하여 공급을 받는 자에게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부가가치세 부담에 관한 약정이 ‘부가가치세 별도’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사업자가 공급을 받는 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부가가치세 상당액은, 거래당사자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형태의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존재하는 때에는 그에 따른 금액을 의미하고, 그러한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존재하지 않는 때에는 해당 거래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법령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부가가치세법은 직전 연도의 재화와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부가가치세가 포함된 대가를 말한다. 이하 ‘공급대가’라 한다)의 합계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에 미달하는 개인사업자에 대해 납세자의 이익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간편한 절차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는 간이과세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세법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4장에서 제6장까지의 규정(제29조부터 제60조까지)에도 불구하고 제7장(제61조부터 제70조까지)의 규정을 적용받는데(부가가치세법 제61조 제1항), 부가가치세법 제63조는 간이과세자의 과세표준과 세액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어 일반과세자와 계산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간이과세자인 사업자가 공급받는 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부가가치세를 따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경우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계산방법에 대해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형태의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간이과세자인 사업자는 공급을 받는 자에게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조조문】
[1]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2] 민법 제105조, 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4호, 제31조, 제61조 제1항, 제6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공2004하, 1571)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공2021상, 370)
[2]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다38828 판결(공2003상, 154)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진혁)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23. 9. 21. 선고 2023나2043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부가가치세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가가치세 청구 부분
가. 소액사건에 있어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그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에 있어서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거래당사자 사이에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따로 있는 경우에 간이과세자인 사업자가 그 약정에 기하여 공급을 받는 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부가가치세 상당액’에 관하여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에 관한 법령의 해석 및 적용의 당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원심은, 부가가치세법 제30조가 ‘부가가치세의 세율은 10%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부가가치세 별도’라고만 기재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공사대금의 10%를 부가가치세로 지급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간이과세자인 원고가 공급받는 자인 피고에게 약정 공사대금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간이과세자에게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납부세액 계산방법에 따른 금액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거래당사자 사이에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사업자는 그 약정에 기하여 공급을 받는 자에게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다38828 판결 등 참조). 이때 부가가치세 부담에 관한 약정이 ‘부가가치세 별도’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사업자가 공급을 받는 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부가가치세 상당액은, 거래당사자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형태의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존재하는 때에는 그에 따른 금액을 의미하고, 그러한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존재하지 않는 때에는 해당 거래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법령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부가가치세법은 직전 연도의 재화와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부가가치세가 포함된 대가를 말한다. 이하 ‘공급대가’라 한다)의 합계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에 미달하는 개인사업자에 대해 납세자의 이익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간편한 절차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는 간이과세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세법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4장에서 제6장까지의 규정(제29조부터 제60조까지)에도 불구하고 제7장(제61조부터 제70조까지)의 규정을 적용받는데(부가가치세법 제61조 제1항), 부가가치세법 제63조는 간이과세자의 과세표준과 세액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어 일반과세자와 계산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간이과세자인 사업자가 공급받는 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부가가치세를 따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경우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계산방법에 대해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형태의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간이과세자인 사업자는 공급을 받는 자에게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는 2021. 7. 1.부터 2022. 6. 24.까지 건설업 부가가치율 30%의 적용을 받는 간이과세자인 개인사업자로서, 2021. 12. 무렵 피고로부터 인테리어공사를 도급받는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VAT 별도’로 기재된 견적서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위 공사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공급가액 합계 55,200,000원을 지급받고 2022. 4. 7. 무렵 피고에게 ‘공급대가 55,200,000원, 부가세 0, 봉사료 0, 총 거래금액 55,200,000원’으로 기재된 현금영수증을 교부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사실을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계산방법에 대해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나 거래관행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원고는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 계산방법에 따른 부가가치세 상당액만을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계산방법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나 거래관행의 존부 및 간이과세자의 과세표준과 세액에 따른 납부세액을 심리하여 그 한도에서 부가가치세 청구의 인용 여부 및 범위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약정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간이과세자인 사업자가 공급받는 자에게 공사대금의 10%를 부가가치세 상당액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부가가치세 별도부담 약정과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추가 공사대금청구 부분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일부 추가공사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부가가치세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경환(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