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14808 판결
[가등기말소][미간행]
【판시사항】
교환계약에서 교환목적물이 반드시 계약 체결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를 나중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충분한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1986. 2. 11. 선고 84다카2454 판결(공1986, 437)
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공1996상, 1667)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20371 판결(공2020상, 895)
【전 문】
【원고, 피상고인】 망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곡 담당변호사 조영신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유명)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4. 1. 26. 선고 2022나5668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따르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망인은 이 사건 각 토지 2필지 면적 합계 4,544㎡의 소유자였고, 피고는 춘천시 (주소 1 생략) 임야 662㎡(이하 ‘이 사건 춘천토지’라고 한다) 중 1/2 지분소유자였다.
나. 망인과 피고는 이 사건 각 토지 중 150평과 이 사건 춘천토지 중 피고의 1/2 지분을 서로 교환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교환계약’이라고 한다)하였다. 망인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교환계약서의 특약사항 제2항에는 ‘매도인은 이 사건 각 토지에서 도로를 접한 면으로 150평을 경계측량하고 150평을 필지 분할하여 대출 및 제한물권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이전하여 주기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2020. 9. 24. 피고 명의로 같은 일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여 각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고 한다)가 마쳐졌다.
라. 이 사건 춘천토지 중 피고의 1/2 지분에 관하여 2020. 11. 2. 망인 명의로 2020. 10. 29. 자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지분전부이전등기가 마쳐졌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이, 위 특약사항의 “도로를 접한 면”이라는 기준만으로는 당사자 사이에 교환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각 토지 중 150평을 사후적으로 특정할 기준이나 방법이 합의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교환계약의 목적물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거나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교환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가등기는 불성립한 이 사건 교환계약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등기라는 이유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제1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교환은 당사자 쌍방이 금전 이외의 재산권을 상호이전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96조). 교환계약은 금전 이외의 재산권인 목적물을 상호이전하는 것에 관하여 쌍방 당사자가 합의함으로써 성립하고, 교환목적물이 반드시 계약 체결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이를 나중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충분하다(대법원 1986. 2. 11. 선고 84다카2454 판결, 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2037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의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피고와 망인은 이 사건 교환계약에서 피고 소유의 이 사건 춘천토지의 1/2 지분과 교환할 목적물을 망인 소유인 이 사건 각 토지 합계 4,544㎡ 중 150평으로 정하면서 특약사항을 통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서 도로를 접한 면을 기준으로 150평을 경계측량하여 특정하기로 정한 점, 이 사건 각 토지는 지목이 전 또는 답으로서 도로를 기준으로 남동쪽으로 길쭉하게 연접한 한 덩어리의 토지인 점, 이 사건 각 토지는 모두 북서쪽 끝부분이 도로에 접하여 있는 점, 피고는 이 사건 각 토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모친이 거주할 주택을 마련하고자 이 사건 교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를 위해 이 사건 교환계약 체결 후인 2020. 8. 14. 망인의 동의를 받아 망인 명의로 이 사건 각 토지 중 상단에 있는 인천 강화군 (주소 2 생략) 답 1,950㎡에 관하여 18㎡의 컨테이너조 임시창고(농막) 용도의 가설건축물축조신고를 하고 위 토지의 도로면 쪽에 그 설치공사를 완료한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망인과 피고는 이 사건 교환계약을 체결하면서 망인이 피고에게 이전하여야 하는 교환계약의 목적물을 이 사건 각 토지 중 북서쪽의 도로에 접한 150평으로 하되 2020. 8. 14. 자 가설건축물축조신고에 따라 설치한 임시창고(농막)의 부지 주변 부분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로써 양 당사자는 이 사건 교환계약 체결 후에 교환목적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을 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교환계약의 목적물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교환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에는 교환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제2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따르면 피고는 제1심 및 원심에서, 망인이 이 사건 교환계약 체결 후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각 토지를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여 매매대금 중 150평에 해당하는 돈을 피고에게 주고, 피고는 망인에게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하여 주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을 제5호증(녹취록) 등 증거를 제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가등기 말소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노태악 오경미(주심) 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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