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소식

2인의전문가의내년집값전망

호사도요 2009. 12. 28. 13:43

내년에 집값이 어떻게 될까?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든, 전세를 사는 사람이든, 아니면 집을 사려고 벼르는 사람이든 모두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크다.

특히 국내 부동산 시장은 예기치 않은 폭락과 폭등을 숱하게 경험해서 더 그렇다.

돌이켜 보면 올해 초에는 비관적 전망 일색이었다. 심지어 '부동산 붕괴론'까지 난무했다.

만약 그때 올해 하반기에 이처럼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면 올해가 얼마나 좋은 투자 기회가 됐을까.

다시 연말을 맞아 국내에서 손꼽히는 학계와 연구기관의 두 전문가가 내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했다.

2010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예년 못지않게 높아 보인다.

극단적 전망보다는 신중한 시각으로 내일을 바라봐야 한다는 그들의 진단을 들어본다.

 

◆ 서울 통근권 집값 불안요인 상존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주택시장이 대폭락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과연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사람이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부동산 투자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들이 염두에 두었던 것은 일본의 경험이었다.

1990년 이후 침체되기 시작했던 일본 부동산 시장이 10년 가까이 침체되었으니 우리나라도 최소 5년은 나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대중서적들이 그리는 부동산 거품 붕괴의 메커니즘이 우리나라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작년 말 금융위기가 반복되었을 때 부동산 시장에서도 대폭락을 예언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사회 분위기를 더욱 위축시켰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불과 6개월 후부터 가파르게 회복되기 시작했고,

잘못된 예측에 경도돼 부동산을 헐값에 팔았거나 제때 사지 못한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보았다.

부동산 대폭락론은 일본 대중서적들의 '그림'을 기본으로 해서 우리나라 상황을 덧붙인 주장이다.

대폭락론이 내세우는 논리와 증거들의 한 조각 한 조각에는 약간씩의 과장과 무리한 의미 부여가 있고,

이런 조각들이 가중돼 결과적으로는 큰 오류를 낳는다.

자산 가격에 거품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거품이란 자산의 내재가치를 초과해서 높게 형성되는 가격인데,

미래를 완벽히 예측하기 전에는 내재가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자산가격이 근거 없이 부풀려 있다면 외부적 충격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내놓았던 수십 개의 대책과,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견디어낼 정도의 가격이라면 비누거품처럼 허망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또 거품이 꺼졌다면 자산 가격이 쉽게 회복되지 못한다.

일본은 199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전국 평균 지가가 4분의 1 수준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데 비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유례없는 경제 위기를 맞고서도 아주 빠르게 회복되었다. 이런 가격 동향이 가격 거품에 대한 명확한 반증이다.

현재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의심될 정도로 높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1995년 말을 기준으로 하여 근로자 가구 소득 대비 주택 가격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자.

1995년을 기준으로 한 이유는 이때 누가 보더라도 주택 가격이 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1995년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 지수를 1로 할 때, 2008년 말의 전국 평균 지수는 0.8, 서울은 1.04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의 지수가 1.21로 높지만, 이는 1990년 전후의 지수 값이 2 이상 되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낮다.

주택 가격이 "너무 높았다"고 비교적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때가 1990년이었다면, 현재의 주택 가격은 그 수준에 한참

미달한다.

주택 가격도 올랐지만 소득은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심리'라는 말이 있지만 수급을 거슬러가는 심리는 유지될 수 없다.

1980년대 말의 주택 가격이 높았던 것은 3저 호황의 여파로 수요가 많기도 했지만 주택 분양가 규제 때문에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90년대의 주택 가격 안정은 주택 200만채 건설 계획과 준농림지 운용으로 주택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었던 데 기인한다.

2001년부터 주택 가격이 오른 것은 경기회복과 저금리에 더불어 경제위기 중 주택 건설이 부진하여 공급이 줄었던 것이

원인이다.

수급이 핵심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적어도 서울 통근권의 주택 가격은 대폭락보다는 가격 급등을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서울 및 수도권 주택 수급 사정을 보자.

2003년까지 연간 주택 건설이 수도권 전체로는 25만채, 서울에서는 10만채를 상회하던 데서 2004년 이후에는 급속히 줄었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가 6년째 지속되고 있다.

주택 공급이 이처럼 줄었기 때문에 서울 통근권의 주택 가격이 항상 불안하다.

수급 여건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주택 가격 급등이 언제라도 가능하다.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주택 수요를 줄이고 가격을 하락시키는 효과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대에 줄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때 이후에도 소득이 증가하고, 가구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 수요는 여전히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실제로 서울시 인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주택 가격이 여전히 오름세라는 것을 참고할 수 있다.

정부는 DTI 규제 등으로 억지로 수요를 줄이려 하기보다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향후 몇 년간은 보금자리주택과 같은 주택 대량공급 정책에 치중하여야 한다.

또한 모든 것을 공공부문에 맡겨둘 수 없으며 민간부문의 주택공급도 촉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택분양가 규제의 폐지,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지원, 그리고 택지공급 확대 등의 대책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 수도권 중소형은 공급부족 심각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대폭락설'이 대두되는 등 암울하게 시작했던 2009년 부동산시장은 당초 예상을 뒤엎고 연착륙에

성공하였다.

물론 이러한 연착륙은 정부의 재정투자 확대와 저금리 정책 등 위기 대응 정책의 효과가 컸다.

부동산시장 전망에는 일반적으로 거시경제 변수, 시장 내의 수급상황, 정책 변수를 주요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참여 주체들의 심리적 요소도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2010년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거시적 변수로는 첫 번째로 경제성장률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2010년 한국경제는 4~5%의 경제 성장률이 예견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수요 회복에 긍정적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또 다른 변수인 대출 여건과 금리는 하방 압력이 크다.

또 대출 규제가 시장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자 담보인정비율(LTV)에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까지 이미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는 경기회복에 따라 상승이 불가피하다.

물론 금리는 상승폭과 상승 시기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2010년 금리 인상 시기를 1분기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 정도가 금리정책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하다.

우선 금리인상이 2010년 1분기에 이루어진다면 2009년 4분기 부동산 가격의 하락 및 약보합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자부담으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지속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기준금리는 상승해도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어 최종 대출자의 대출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이다.

금리 인상 폭이 커진다면 금리는 내년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또 다른 변수는 바로 토지보상금이다.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대대적인 보상자금이 또다시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결국 금융 규제는 자신의 소득으로 집을 구매해 보려는 중서민층의 주택 구입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정책 변수는 어떠한가.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정부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최근 1~2년간은 시장 회복을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책을 구사해 왔다.

비록 2010년이면 위기상황에서 취해졌던 각종 양도세 혜택 등이 종료되지만 분양가상한제의 폐지 여부와 지자체장 선거에

따른 개발 공약 등이 새롭게 정책 변수로 등장할 예정이다.

 

가격 변동에 가장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는 요인은 역시 시장 내 수급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급은 주택산업이 갖는 타임래그로 인해 수요 증가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입주 물량 기준으로 볼 때 2010~2012년까지 약 3만~8만호 정도 아파트 공급 부족이

예상되며 2010년보다는 2011년이 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주택 부족은 전국적인 현상이 아닌 수도권에 국한된 상황이며 대형보다는 중소형에 국한되는 문제이다.

12만호에 이르는 미분양을 두고 주택의 과잉공급을 이야기하지만 필요한 곳에 구입 가능한 주택의 부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요인이다.

최근의 부동산시장은 2001년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였던 경험은 부동산시장 내 참여 주체들에게 강한 학습 효과를 주었다.

심리적 요인은 시장의 수급 상황을 빠르게 변화시킨다.

실질적인 소득 증가가 아닌 심리적 불안감이 부동산에 대한 선매 수요로 빠르게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적 요인이 악재가 중첩될 경우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양날의 칼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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