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생활

계룡산 갑사계곡

호사도요 2012. 11. 15. 10:03

계룡산 갑사계곡

          계룡산 갑사로 이어지는 길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드리 거목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늦가을 단풍은 소멸하는
          몸짓으로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춘마곡(春麻谷) 추갑사(秋甲寺)'란 말이 있다.

봄 경치는 공주 마곡사가 제일이고, 가을 단풍은 갑사가 으뜸이라는 뜻이다.

가을의 진수를 만나러 갑사로 간다.

단풍 절정기는 살짝 비켜났지만 낙엽으로 뒤덮인 계곡 오솔길에서 느낄 수 있는 호젓함은 늦가을 답사여행의 덤이다.

계룡저수지를 지나 갑사 입구로 이어지는 국도변은 온통 은행나무다. 계룡산 자락에 자리한 갑사 입구 오리숲에서 금잔디고개에 이르는 3㎞ 계곡은 막바지 단풍이 가을 풍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초가을 단풍이 화사한 색깔로 자신을 드러낸다면, 늦단풍은 짙고 깊어진 색감으로 안으로 침잠하는 듯하다. 오리숲은 갑사탐방지원센터에서 사찰 경내로 들어가는 약 2㎞(5리) 정도의 길에 소나무와 느티나무가 울창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진입로는 보도블록을 깔았지만, 아름드리 거목과 고목(古木)에 뒤덮인 이끼는 시간의 깊이를 말해주고 있다. 일주문 앞에 있는 1600년 된 느티나무에서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괴목대신제가 매년 열린다고 한다.

◇늦단풍의 아름다움
일주문을지나 사천왕문(四天王門)으로 연결된 길로접어드니 하늘을 가리는 거목들로 갑자기 산중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갑사는 고승 아도화상이 백제 구이신왕 원년인 420년 창건한 사찰이다.

천년고찰답게 계룡산의 여러 사찰 중에서도 산신불 괘불탱화, 월인석보판목, 동종 등 문화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하늘 땅 사람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 해서 갑사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사찰이었다고 한다.

절을 창건할 당시 짐을 나르던 소가 냇물가에서 기절해 죽자 소의 공을 치하해 세웠다는 공우탑(功牛塔)과, 통일신라

시대에 세워진 높이 15m의 철당간 및 지주도 볼거리다.

갑사에서 동학사로 넘어가는 길은 한때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갑사로 가는 길'에 나온 곳이다.

그래서 40~50대들에게 갑사는 가보지 못했던 막연한 그리움의 장소로 남아 있다.

30여개의 전각으로 이루어진 갑사를 둘러보고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산속으로, 계곡으로 들어가면 단풍의 밀도는 줄어든다.

하지만 큰길에서 벗어나 오솔길로 접어들면 별세상이 펼쳐진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나무에 매달린 단풍보다 더 화려할 수도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소멸의 아름다움이다.

계곡 길을 따라 600여m를 올라가니 난데없는 물소리로 정신이 바짝 든다.

용문(龍門)폭포다. 높이 10여m는 족히 될 듯한 폭포수가 힘차게 떨어지고 있다.

계곡 바위에 낀 푸른 이끼는 단풍으로 물들지 않고 의연히 푸른빛을 발하고 있다.

용문폭포에서 600여m를 더 오르면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천진보탑과 신흥암이 나온다.

◇암자순례 템플스테이 인기
갑사 절집 마루에 앉아 계룡산을 올려다보면 봉우리들이 3중, 4중으로 사찰을 에워싸고 있다. 앞산은 울긋불긋한 모습이지만, 멀어질수록 하늘과 경계를 가르기 어려울 정도로 무채색에 가까운 회색으로 엷어진다. 갑사가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중 이런 산세를 보며 걷는 숲길걷기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다. 산중에 고즈넉이 앉아있는 암자에서 상념에 잠기기도 하고 산길을 따라 무심히 걷는 동안 마음의 근심을 내려놓을 수 있다. 사찰에서 하루의 일과 시간을 알리는 데 쓰이는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板) 등 사물(四物)을 직접 쳐보는 기회도 마련된다.

여행 수첩

●교통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정안IC→23번국도→갑사방면진입→계룡면사무소→계룡저수지→갑사

갑사에서 출발하는 계룡산 탐방

갑사일주문→용문폭포→금잔디고개→큰골삼거리→상신탐방지원센터 코스(5.6㎞)와, 갑사일주문→용문폭포→금잔디고개→삼불봉→관음봉→연천봉고개→갑사일주문 코스(8㎞)가 있다.

●공주관광안내소 tour.gongju.go.kr, (041)856-7700

●갑사 템플스테이 문의 및 안내 (041)857-8981

                        그 밖에 즐길거리

 계룡산 갑사계곡 단풍을 즐긴 후 공주에 있는 백제시대 유물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공산성)공주시 제공


▨공산성<사진>

공주시내 금강변에 있는 백제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이다. 해발 110m 능선에 있는 천연 요새.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총 길이는 2660m로, 2.5m 높이의 성곽 위로 폭 3m 정도의 길이 나 있다. 자연 능선과 계곡을 따라 쌓았는데, 원래는 토성이었으나 조선시대 때 석성(石城)으로 개축했다. 공산성 안에는 금서루·진남루·임류각·광복루·영은사 등의 유적이 있다. 성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041)856-7700

▨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

웅진 도읍지(475~538) 64년 동안 재위했던 백제왕과 왕족들의 무덤군. 벽돌무덤 2기와 돌방무덤 5기가 있다. 이 중 무령왕릉은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가 합장된 능으로, 1971년 발견됐다. 송산리 5·6호분과 무령왕릉의 모형을 실물 크기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직접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했다. 고분군은 계룡산과 공산성이 건너다보이고 금강이 아늑하게 감싸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041)856-0331

▨석장리박물관

구석기에서 청동기에 이르는 선사유물을 통해 당시 생활상과 문화를 보여준다. 선사공원·발굴유적지·전시관·체험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041)840-2491

▨공주한옥마을

공주시가 운영하는 숙박시설로, 무령왕릉에서 공주박물관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있다. 전통적인 한옥 양식에 현대식 내부시설을 갖췄다. 기와집 6개 동에 37객실을 갖춘 단체동을 비롯, 가족들이 오붓하게 머무를 수 있는 초가집 3채와 기와집 7채 등이 있다. 소나무와 삼나무를 주로 사용해 지었으며, 전통 난방 방식으로 구들장 체험도 할 수 있다. 공주시 홈페이지(
www.gongju.go.kr)에서 예약하면 된다. (041)840-8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