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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집은 한자로 옥(屋)이요, ....작은 집은 사(舍)다.

호사도요 2014. 11. 17. 08:51

큰 집은 한자로 옥(屋)이요, ....작은 집은 사(舍)다.

 

 

미국에선 건강을 위해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와 함께 몸을 담는 그릇인 집의 ‘다운 사이징’이 유행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너무 큰 집은 오히려 집 주인을 ‘빚 감옥’에 가둔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베이비 부머들도 정년을 맞고 자녀들이 분가한 후 작은 집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경계의 대상이었던 지나치게 큰 집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큰 집은 한자로 옥(屋)이요,

작은 집은 사(舍)다.

‘옥’자를 분리해보면 시체에 이른다는 뜻인 시지(尸至)로 죽음과 맞닿아 있다.

‘사’자는 사람이 길하다는 인길(人吉)이다.

문제는 집은 슬림해졌지만 그 안의 잡동사니들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선 작은 집으로 이동할 때 ‘부의 축적에 실패했다’는 느낌을 가지는 이들이 더러 있다.

주부들은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이사할 때 집안 잡동사니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짐이 많아 작은 집으로 이사 갈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이는 자신과 소유물의 관계에서 누가 주인인지를 제대로 확정하지 못한 말이다.

집이란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겉으로 드러내는 거울이다.

겉모습이 아프면 속내도 아픈 법이다.

먼지 쌓인 어지러운 집안에서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균형 있는 시각을 갖추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베란다 구석의 빈 화분, 입지 않는 유행 지난 옷, 안 쓰는 그릇, ‘고쳐 쓰지’ 하며 보관해 놓은 전자제품 등 1년에 한 번도 쓰지 않는 잡다한 물건은 처분하는 게 낫다.

 

잡동사니의 어원이 된 ‘잡동산이(雜同散異)’를 쓴 조선 후기의 실학자 안정복은 ‘쓸모없는 잡다한 물건은 과감히 버리라’고 말한다. 조선 영조시대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를 쓴 서유구 역시 ‘집이 청결해야 신령한 기운을 받을 수 있으며, 집이 어지러우면 묵은

기운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유는 단순 명료하다.

결국은 청결이 가져다주는 청명한 에너지 때문이다.

잡동사니는 절대 스스로 깨끗해지지 않는다.

상위 20% 사람들이 전체 부(富)의 80%를 가지고 있다는 ‘파레토 법칙’은 부의 소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이 소유한 물건 중 20%만이 자주 사용된다는 얘기다.

나머지 80% 중 상당수는 소유의 욕심이 낳은 소비의 결과물일 뿐이다.

‘언젠가는 쓰겠지’ 하고 의미 없이 물건을 쌓아두는 공간은 과거 에너지로 무기력해진다.

비우고 청소하자.

풍수학에서 좋은 기운을 받는 기본은 청결함이다.

재운의 방향에 지저분한 음식물 쓰레기통이 널부러져 있다면 들어오던 재물복도 날아간다.

완벽한 양택(陽宅) 풍수는 집에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제거해야 할 것이 없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