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받기
납폐에서는 함을 보내는 것보다도 함을 받은 예의와 격식이 더욱 중요합니다.
신부측에서 함을 받기 위해 미리 집안소제를 정갈히 하고,
가까운 일가친척 및 신부의 친구들에게 통보하여 즐겁고 경사스러운 날을 함께 즐기게 합니다.
집안의 중심이 되는 곳,
예컨대 거실이나 대청에 '함받는 장소'를 미리 설치하고, 봉치떡을 정성 스럽게 쪄서 준비해 놓은 다음
신랑측 집사와 함진아비 일행이 당도하기를 기다립니다.
1) '함받는 장소'의 준비
※ '함받는 장소'의 배치도
① '함받는 곳'은 대청이나 거실에 준비합니다. 부득이할 경우 안방에 준비합니다.
② 신부측 혼주가 남면(南面-남쪽을 바라보는곳)할 수 있도록, 북쪽방향으로 준비합니다. 부득이할 경우 형편에 맞춥니다.
③ 바닥에 화문석이나 돗자리를 깔아 장소를 마련합니다.
④ 뒷쪽에 병풍을 세웁니다. 부득이할 경우 벽면을 등지게 합니다. (단, 출입문이 없어야 합니다.)
⑤ 교자상이나 소반을 가운데 놓고 붉은 보 또는 깨끗한 한지종이로 상을 덮습니다.
⑥ 상 위에 봉치떡 시루를 올려놓고, 붉은 작은 보자기로 다시 떡시루를 덮어 놓습니다.
* 촛불이나 향 등은 피우지 않습니다.
2) 힘받는 절차 (집사와 함진아비가 동행하는 경우)
1) 함이 당도하면 신부측 혼주가 병풍앞에 나아가 섭니다.
(신부측 혼주가 여자일 경우에는 신부측 남자어른이 대신 섭니다.)
2) 신부측 집사 (친척이나 남자형제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가 동쪽(혼주의 왼쪽)에 섭니다.
3) 신부는 노랑저고리에 다홍치마 를 입고 안방에서 기다립니다.
4) 신부의 어머니가 대문 앞에 나아가 신랑측 집사와 함진아비를 맞이한 후 인도하여 들어갑니다.
5) 장소에 들어선 신랑측 집사는 서쪽(혼주 오른쪽)에 나아가 신부측 집사와 마주봅니다.
6) 신랑측 집사가 혼서를 신부측 집사에게 건네줍니다. 신부측 집사가 근봉을 뜯고 혼서를 꺼내 혼주에게 올립니다.
7) 혼주가 혼서를 읽고 다시 집사에게 돌려줍니다. 집사는 다시 봉투에 넣어 상 위에 올려놓습니다.
8) 혼주가 '먼길에 수고하셨습니다. 납폐를 받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9) 신랑측 집사와 신부측 집사가 함께 함진아비의 등에서 함을 벗겨 봉치떡 시루위에 올려놓습니다.
(이때 광목 소창을 모두 벗기고 함만 올려놓습니다.)
10) 혼주가 함에서 물목단자를 꺼내 안방으로 들여보냅니다.
11) 안방에서 기다리던 신부와 신부 어머니 등이 물목단자를 본 후 다시 내보냅니다.
12) 혼주가 물목단자를 받아 다시 함에 넣고 동쪽 신부측 집사 자리로 내려옵니다.
13) 신부측 집사와 신랑측 집사는 아랫쪽 함진아비 있는 곳으로 내려와 함께 섭니다.
14) 혼주와 집사, 함진아비가 함께 함을 향해 공손히 절합니다. (허리를 굽혀 절하는 것으로 족합니다.)
15) 혼주가 신랑측 집사와 함진아비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으로 함받는 절차가 끝납니다.
(이때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신랑측 집사와 함진아비에게 약간의 금품을 주는 것이 상례입니다.)
3) 힘받는 절차 (집사가 없는 경우)
집사가 없이 함진아비가 집사의 역할 까지 대신할 경우에는 위 절차를 따라서 하되, 다음의 절차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신부측 인도로 장소에 들어온 함진아비가 함을 풀어 봉치떡 시루위에 올려놓습니다.
2) 함 위에 올려진 혼서를 신부측 혼주에게 받들어 올립니다. (이하 같습니다.)
3) 혼주가 동쪽으로 내려와 함진아비와 같이 함을 향해 절합니다.(이하 같습니다.)
※ 납폐시 신랑의 처신
함을 보낼때에는 신랑이 함진아비와 동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근래에는 신랑 친구들이 주로 함을 지게되므로 신랑이 참석하는 예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랑이 참석하는 경우에도 납폐절차에 일체 관여해서 안되며, 납폐장소에 나타나서도 안됩니다.
납폐의식은 신랑이자리에없음을 전제로행하는것이므로, 신랑에참석했다면굳이 '함받는절차와격식'을행할 까닭이없습니다.
※ 신랑이 직접 함을 가지고 가는 경우
함진아비를 보내지않고 신랑이 직접 함을 가져가는 경우에는 위의 절차를 모두 생략하지만, '함받는 장소'는 준비해야 합니다.
신부어머니가 대문까지나와서 신랑을맞이하고,
신랑이가져온함을 직접 봉치떡 시루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절차가 모두끝납니다.
(신랑이직접 함을 가져갈경우에는 신랑이곧 혼인당사자이므로 혼서-예장지 자체가 필요없습니다. 따라서 '혼서를 받는 절차'를 거행할 이유가 없습니다. - 다만, 격식을 갖추고자 할 때에는 혼서를 함에 함께 넣어 납폐해도 무방합니다.)
※ 함과 봉치떡의 처리
* 함을 묶어왔던 소창광목은 신부어머니가 거두어 둡니다.
(나중에 아기 기저귀로 쓰게 합니다. 또는 다른 용도로 써도 됩니다. 단, 걸레 행주 등으로 쓰는 것은 삼가합니다.)
* 봉치떡 시루에 받아놓은 함은 혼주가 혼서를 받았음을 사당(祠堂)에 고하고 올 때까지 그대로 둡니다.
(오늘날에는 1~2시간 정도 그대로 놓아둡니다.)
* 사당에 고하는 절차가 끝나면 (또는 1~2시간이 경과하면), 함을 안방으로 들여갑니다.
* 신부어머니가 함을 반쯤 열고 손을 넣어 물목을 꺼냅니다. (홍색채단을 먼저 꺼내면 첫아들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 친척과 함께 함의 내용물들을 돌려봅니다.
* 신부어머니는 혼주에게 혼서를 받아 소중히 갈무리합니다. (신부가 시집갈 때 함께 보냅니다.)
* 봉치떡은 한가운데 밤과 대추가 있는 부분을 접시나 바리로 도려내어 신부가 먼저 먹습니다.
(칼로 잘라내거나, 손으로 떼어내서는 안됩니다.)
* 나머지 봉치떡은 나누어 먹습니다. 다만, 떡이 집 밖으로 나가면 안됩니다.
※ 함진아비에 대한 대접
함받기가 끝나면 신랑측 집사와 함진아비 일행에게 주안상을 내어 잘 대접합니다.
또 혼주가 함을 받고 난후에 노잣돈을 증여하는것과 별도로 일행이 돌아갈 때에 신부어머니가 다시 노잣돈을 증여합니다.
납폐=納幣 (함 보내는법)
납폐(納幣)는 연길을 받은 신랑측에서 신부측에게 혼인 전에 혼서(婚書)와 예물(禮物)을 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즉, 납폐로써 신랑신부의 양가는 실질적인 혼인단계에 접어들게 됩니다.
(납폐는 혼인식 후 행해지는 폐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납폐는 신랑측이 보내는 것이긴 하지만, 아무때나 임의로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신부측이 정해준 날짜, 또는 신부측에서 양해한 날짜에 보내게 됩니다.
또한 그 날짜는 반드시 혼인 전으로 합니다.
대개의 경우 혼인 전날에 납폐를 올리게 되지만, 그 보다 일찍 행해져도 무방합니다.
또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혼인 당일 혼인식을 올리기 전에 납폐의식을 행하기도 합니다.
납폐(納幣) 절차는 오늘날에도 거의 온전하게 그 전통습속이 유지되고 있으며, 납폐라는 말보다는 '함을 보낸다' 또는
'함이 들어간다'는 표현으로 대체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일방적인 선물이나 혜택을 베푸는 양, 온동네를 시끄럽게 하면서 떠들썩하게 납폐하는 행위, 즉 '함을 파는' 행위를 볼수 있는데 이러한 풍습은 과거에는 전혀 없었던 것이며, 이는 근래에 들어 '격식도 모르고 예의도 모르는' 일부 몰지각한 계층에서 행해져온 부끄러운 행태로써, 이제는 미련없이 버려져야할 낯뜨거운 행태입니다.
함(函)의 내용물에는 반드시 혼서(婚書 - 예장지禮狀紙라고도 합니다)가 들어가게 되며,
함을 받은 신부측에서는 이 혼서를 사당(祠堂)에 올려 집안의 여식이 출가하게 됨을 조상에게 고했다고 합니다.
(신랑측에서는 신부측에서 납채서를 보낼 때 사당에 올려 조상에게 고합니다.)
또 함에는 신부에게 보내는 일정한 예물(禮物)이 포함되며,
이 예물과 혼서를 정성스럽게 함에 넣어 '함진아비'로 하여금 신부측에게 가져가게 합니다.
'함진아비' 대신 신랑이 직접 가져가기도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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