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지리산·섬진강… 진짜 구례가 여기에
꽃구경만 하고 가기 아쉬운 걸음, 오산 사성암으로
- 구례 오산의 깎아지른 절벽에 있는 사성암.
서울에서 전남 구례까지는 약 270㎞ 거리. 차로 쌩쌩 달려도 꼬박 네 시간이 걸린다.
어렵게 간 곳에서 꽃구경만 하고 오는 게 아쉬울 법도 하다.
혹여 꽃 말고 볼 게 없다고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구례는 예로부터 삼대삼미(三大三美), '세 가지가 크고, 세 가지가 아름다운 땅'이라 했다.
삼대, 즉 지리산, 섬진강, 구례 들판이 만나서, 수려한 경관, 풍부한 소출, 넉넉한 인심을 낳았다.
이곳에는 1000년 고찰 화엄사, 지리산 노고단, 한국 야생화의 30%가 있다는 야생화 자연생태학습장, 구름 속 새처럼 은둔한다는
고택 운조루 등 널리 알려진 명소만 있는 게 아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구례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명소를 찾아갔다.
꽃구경의 후식이 아니라, 또 다른 훌륭한 메인 요리다.
섬진강 동쪽을 달리는 19번 국도는 벚꽃길, 섬진강 서쪽을 달리는 861번 지방도는 매화꽃길이다.
19번 국도를지나 861번지방도에 진입해 달리다보면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에 이르러 사성암으로가는 방향이 적힌 표지판이 나온다. 해발 531m의 오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사성암까지 가는 도로는 아직 완공되지 않았지만, 차로 절 바로 앞까지 가기에 무리는 없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이내 깎아지른 절벽에 기대선 절간이 보인다.
굵은 기둥이 아래를 튼튼하게 받치고 지붕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든 모양새가, 절벽에 기댄 것이 아니라 절벽과 어깨동무를 한 것 같기도 하다. 자연과 벗한 불자들의 마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절은 원효대사, 도선국사, 의상대사, 진각국사 등 네 명의 불교 성인이 수도한 곳이라고 해서 사성(四聖)암이다.
원효대사가 바위에 손톱으로 새겼다는 마애여래입상도 이곳에 있다.
네 명의 불성이 머문 이유를 물으니 주지인 우경 스님은 "오산 정상에 올라가보라"고 답한다.
절간 뒤로 난 계단을 따라 10분만 걸으면 오산 정상이다.
여기선 천왕봉부터 지초봉에 이르는 지리산 줄기의 봉우리들과 구례 들판을 굽이치는 섬진강 줄기가 한눈에 성큼 들어온다.
눈에 넣어도 전혀 아플 일 없는 절경이다.
이곳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니 "어리석은 사람도 여기 머물면 지혜로워진다"해서 얻었다는 '지리(智異)'란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알겠다.
여행 수첩
1. 가는 방법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길 303
KTX구례구역 또는 구례버스터미널 하차→죽마리 죽연마을→셔틀버스(10분 간격·왕복 3000원) 승차
2. 방문 시간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
3. 문의 (061)78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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