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산촌

귀농 풍수

호사도요 2015. 5. 30. 09:55

귀농 풍수

 

귀농 때 풍수적으로 좋은 터는 살았던 집주인들의 幸·不幸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조리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전원생활을 꿈꿔본다.

귀농과 귀촌은 우리 시대의 솔깃한 관심사다.

필자가 일주일에 절반을 머무는 산촌에도 최근 귀촌으로 두 집이 더 늘었다.

700만명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붐 세대 인구 가운데 10%만 도시에서 빠져나가도 농촌 살리기와 도시 주택,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숨통이 틜 수 있다.

귀농·귀촌·주말 전원생활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귀농은 기존의 직업을 버리고 농사를 짓는 것이며, 귀촌이란 농촌으로 내려가 사는 것을 말한다.

주말 전원생활이란 도시에 집을 두고 가끔씩 내려가 취미 삼아 텃밭 정도 가꾸는 '반농반도(半農半都)'를 말한다.

그런데 귀농·귀촌·전원 생활 모두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있다.

 

첫째, 기존의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시작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도연명은 '귀거래사'에서 이를 "각금시이작비(覺今是而昨非)"로 표현했다.

"지금(시골 생활)이 옳고 어제(도시 생활)가 틀렸음을 깨닫는 것"을 전제한다는 것이다.

농촌 생활은 도시 생활보다 훨씬 어렵다.

많은 사람이 "산 너머 행복이 있다"고 믿어 농촌으로 가지만 실망과 원망만 안고 회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가장인 경우 자기 혼자 결정할 수 없다.

필자도 지방 대학에 임용될 당시 도시 생활이 아닌 시골 삶을 꿈꾸었다.

하지만 아내의 동의가 없어 지금의 '반농반도' 삶이 되고 있다.

 

둘째, 터를 잡는 문제다.

'똑똑한 새는 좋은 나무를 골라 깃든다'고 했다.

한번 터를 잘못 잡으면 말년을 망친다.

터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그냥 지나칠 곳(可行者),

한번 바라볼 만한 곳(可望者·명승지 등),

자적(自適)할 만한 곳(可遊者),

살 만한 곳(可居者)이 있다"(중국 북송 시대의 산수화론인 '임천고치' 중).

자적할 만한 곳은 주변에 정자를 짓고 전원생활을 즐길 만하고, 살 만한 곳은 귀농이 가능한 곳이다.

그런데 자적할 만한 곳과 살 만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풍수적으로 터를 보는 방법은 많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이미 검증된 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농촌의 빈집(빈터)을 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새로 땅을 사서 인·허가를 얻어 집을 지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빈집을 구하거나 빈터에 농막(農幕·컨테이너 등)을 놓고 살다가 터에 대한 확신이 들 때 리모델링 혹은 신축을 하면 된다.

그렇다고 빈집(빈터)이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터마다 나름의 무늬(터무니)가 있고 그 위에 살다간 사람들의 내력이 있다.

이전에 살았던 주인들의 행불행(幸不幸)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고압선·축사·대규모 비닐하우스 등이 있는 곳을 피함은 당연한 일).

터가 좋으면 이웃과의 관계도 편안해진다.

필자가 처음 어느 산 아래 빈집을 발견하였을 때(1990년대 중반) 이웃들이 그 집터를 "제비집터(연소혈·燕巢穴)로 훈김 도는 곳"이라고 하였다. 또 집 바로 뒤에 작은 샘이 있었다. 자적할 만한 곳이었다.

그 집을 빌려 일주일에 절반가량 5년 넘게 살았다.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서울로 떠난 집주인이 다시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즈음 인근에 또 한 채의 빈집이 매물로 나왔다.

1970년에 지어진 민가인데 보존 상태가 좋았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내력을 물으니 거기서 태어난 자녀들이 무탈하게 자란 뒤 대처로 나가 잘 산다고 하였다.

이곳을 구입하여 10년 넘게 살고 있다.

역시 자적의 땅으로 텃밭 가꾸기에 알맞다.

그렇지만 몇 년 후 퇴직을 하면 새로운 곳으로 옮길 생각이다.

이번에는 "살 만한 곳"을 구할 것이다.

집 앞뒤로 300평의 논과 50평의 밭이 있는 곳을 꿈꾼다.

그 정도면 홀로 농사를 지어 식량 자급을 할 수 있다.

이렇듯 풍수는 삶의 형태에 따라 터 잡기가 달라짐을 전제한다.

사람의 뜻(意)과 터의 정(情)이 부합함을 중시한다.

 

자료: 김두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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