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지혜

서양 상류층의 '인테리어 풍수'

호사도요 2015. 10. 31. 10:22

서양 상류층의 '인테리어 풍수'

 

 

탁자엔 어항, 벽시계는 둥근 것으로…

 

"바람을 의미하는 풍(風)과 물을 의미하는 수(水)가 '기'가 흐르는 장소에서 만났을 때 가정에는 건강과 평화가 깃들 수가 있다."

2004년 당시 주한 프랑스 대사 아내 크리스틴 데스쿠에트가 출간한 '리빙 인테리어'(강정민 번역)에 나오는 문장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대사 아내가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출간한 실무서였다.

그녀는 "집이 풍수에 들어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한 뒤 "다시 짓는 것이 상책이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풍수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발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풍수가 유행하여 많은 풍수서가 나오고, 유명 정치인과 부호들이 풍수 전문가를 초청하여 공간 배치를 한다는

기사를 가끔 보지만 그 구체적 내용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데스쿠에트 대사 아내를 통해서 서양 상류층의 인테리어 풍수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그녀의 인테리어 풍수는 자신이 거주하는 관저(서울)를 사례로 하고 있기에 동서양 모두가 수용할 수 있으며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주택에도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큰 원칙은 "침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은 가능한 한 비워놓아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가 잘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죽은 자의 공간(무덤)은 그윽해야 하지만, 주택은 양명(陽明)해야 생기가 충만해진다는 풍수 원칙의 다른 표현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관저 거실에는 조명·액자·가구가 균형과 조화를 갖추어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게 했다.

벽지·커튼·소파는 노란색과 붉은색을 위주로 했다.

풍수에서 붉은색은 부(富), 노란색은 권력의 기운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본다.

전통적으로 황실에서 황색을 주로 하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마당 한쪽에 돌확(돌 물받이)의 물도 집안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위 사진>. 작은 연못의 물과 금어(金魚)도 생명의 기운을 발산시켜준다<아래 사진>. 

 

마당 한쪽에 돌확(돌 물받이)의 물도 집안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위 사진>.

작은 연못의 물과 금어(金魚)도 생명의 기운을 발산시켜준다<아래 사진>. / 김두규 교수 제공

탁자 위에는 물이 담긴 그릇에 장식용 금붕어가 있는데 이를 두고 그녀는 "생명의 기운"을 가져다준다고 설명한다.

어항 속 금붕어(金魚)는 금과 옥(金玉)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금어(金魚)와 금옥(金玉)의 중국어 발음이 비슷한 데서 비롯한 것이다.

요즈음도 많은 어린이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한다.

햄스터·십자매·앵무새·토끼·고양이·개·이구아나·고슴도치·뱀 등 가지가지이다.

'개와 고양이는 마루 밑에서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들을 키운다 하더라도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키워야 한다.

이보다는 작은 어항 속 금붕어 몇 마리가 더 많은 기쁨과 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 풍수설이다.

좁고 어둡고 외진 공간에는 거울을 달아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고 동시에 안 좋은 기운이 머물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화려한 대형 거울은 기를 탕진하거나 기의 흐름을 막기에 피해야 한다.

벽걸이 시계는 둥근 것을 권하는데 각진 시계는 매사를 거치적거리게 한다.

모서리가 뾰족한 테이블은 나쁜 기를 내뿜기에 피해야 한다.

관저 정원에는 돌 물받이(돌확)를 몇 개 두어 물을 담아두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물은 생명의 기운을 발산한다고 설명하는데, 풍수에서는 부(富)의 기운을 돋워준다고 해석한다.

드넓은 정원이라면 연못을 만들어도 좋다.

아파트라면 거실 한쪽에 돌확을 두고 거기에 예쁜 수생식물(수련·물배추·부레옥잠 등)을 자라게 함도 한 방법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원론적인 것이다.

대사 아내는 '스스로 개인적 취향과 스타일을 개발하고 마치 자신이 실내장식가라도 된 것처럼 생각할 것'을 권한다.

그렇게 할 때 집안 품격에 맞는 분위기가 갖추어진다.

'인테리어 풍수가 지향하는 것은 가정의 건강과 화목'이라는 것이 대사 아내의 지론이다.

'생활에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베이징·도쿄의 '물 얻는 법',   (0) 2015.11.14
개는 富를, 고양이는 가난을 부른다?  (0) 2015.11.05
생활 속에 인간의 심리  (0) 2015.10.27
나 흙수저니?  (0) 2015.10.13
도시 계획과 풍수지리학  (0) 201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