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富를, 고양이는 가난을 부른다?
中과 독일의 일맥상통 동물 풍수
인간만이 대지 위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이 아니기에 풍수에서도 이웃 짐승과 맺은 관계를 종종 다루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택소육축다론(宅小六畜多論)이다.
집이 작은데 여섯 가지 짐승(육축·六畜)이 많으면 집안이 번창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농경·유목사회에서 짐승은 중요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육축이란 말·소·양·돼지·개·닭을 뜻한다.
육축론(六畜論) 말고도 짐승과 관련하여 그 길하고 흉함을 따지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묘쇠견왕설(猫衰犬旺說)도 그 하나이다.
'고양이는 가난을 부르고 개는 부자를 만든다(묘초궁구래부·猫招窮狗來富)'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식육 가능성, 호신용, 사냥 수단 등 실용적인 점이 제시될 것이라고 독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미신적 관점에서 묘쇠견왕설이 힘을 받는다.
개는 '왕왕' 하고 짖는데 가운(家運)을 왕성하게 해준다는 '왕(旺)' 하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에 길한 반면,
고양이는 한자 발음(묘·猫)과 울음소리가 멸(滅·멸망)·몰(沒·몰락) 등을 연상시켜 불길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야기이다.
2011년 국립청주박물관이 발간한 '숙명신한첩'은 효종의 딸 숙명공주가 왕실에서 받은 편지 모음이다.
여기에 효종이 딸에게 주는 편지 한 통이 있다.
"너는 시집에 가 바친다고는 하거니와 어찌 고양이를 품고 있느냐…."
시집을 간지 몇년이 되었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자 남편에게 정성을 바치지 않고 고양이만 품고 사는 딸을 에둘러 꾸중하는 말이다.
독일 민간에서도 짐승들이 터 잡기에 참고가 되었다.
개·말·소·돼지·양·제비·황새 등이 사는 곳은 사람들도 살기 좋은 터로 보았다.
제비를 길조로 보는 것은 우리와 같다.
우리 조상이 처마 밑에 제비가 집 짓는 것을 반긴 것과 같다.
'흥부가 제비 덕분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나 '황새가 갓난아이를 가져온다'는 독일의 전설도 좋은 터 덕분에 집안이 번창한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반면에 고양이·토끼·올빼미·뱀·개미 등의 서식지는 인간의 삶터로서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이 선호하는 터는 되레 인간의 수면·건강·기분을 나쁘게 한다는 주장이다.
고양이가 동서양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흥미롭다.
동물마다 좋아하는 서식지가 다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어 왔다.
지하 수맥, 땅의 단층, 지질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는데 이러한 터를 찾는 전문가(루텐겡어·Ruteng�nger)와 도구(뷘셸루테·W�nschelrute)가 이미 15세기부터 있어왔으며, 지금도 직업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독일의 주무 관청과 관련 학회들이 루텐겡어나 이들이 활용하는 도구가 과학적이라고 공인한 적은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것들(수맥·단층 등)이 동물과 인간의 길흉에 영향을 끼친다는 속설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애완동물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동물을 사랑한 나머지 생활 및 수면 공간을 함께하거나 마치 자식이나 친구처럼 품고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간과 동물이 소중한 생명체라는 점에서 같으나 그 본성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삶의 방식과 터전이 다를 수밖에 없다.
조선 후기에 인간과 동물의 본성이 같은가 다른가에 대한 유학자들의 논쟁, 즉 인물성동이론(人物性同異論)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김기현 교수(전북대·퇴계학)는 말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사랑함이 인간에 대한 것과 같을 수 없다.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야 하며 그에 따라 그들의 거처가 달라야 한다."
이러한 주장은 인간과 동물의 올바른 공존을 위한 풍수 논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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