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공부

메도인의 담보책임

호사도요 2021. 2. 9. 13:31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기능과 한계

 

 

근린생활시설인 건물을 매수한 후 건물 일부가 불법적으로 구조변경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매도인을 상대로

(원상회복을 위해 필요한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민법 제580조에 기한 하자담보청구권에 근거한 소송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1심 재판결과는 원고 청구 기각. 그 부분에 대한 1심 판결 이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사건 구조변경 등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든 증거들과 을 8호증의 기재, 증인 최00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들, 특히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상 전체에 12개 세대, 4(지상 3)3개 세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현황상 402호에 원래의 403호가 통합된 상태로서 전체 건물에 11개 세대, 4층에 2개 세대가 있는 상태인바, 매수인인 원고들으로서는 그 경위나 이유에 관하여 의문을 가지고 공인중개사나 매도인측에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공인중개사인 증인 최00의 증언에 의하면 그에 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원고들에게 설명해 주었다는 것인바, 원고들이 위와 같은 공부와 현황 사이의 차이를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옥탑도 원래 물탱크실이 있던 곳을 개조하여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증축된 상태였는데,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상 옥탑의 용도가 물탱크실로만 기재되어 있고 등기부등본상으로도 옥탑의 면적은 12.96에 불과하여 연면적에서도 제외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건물의 옥탑 부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임대까지 한다는 것은 일견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점[원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로부터 받은 임대차현황(8호증)상으로도 위 옥탑 부분에 세입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의 공부상 구조와 현황상태 사이에 차이가 뚜렷한 이상 245,000만 원의 대금을 지급하고 부동산을 매수하는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구조변경 등 부분에 관한 공사가 과연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 피고측이나 공인중개사 또는 관할구청 등에 확인해 보았어야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사건 구조변경 등 부분에 관한 하자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원고들에게 과실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들로서는 이 부분에 관하여 피고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재판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의뢰인은 2심 재판과정에서 필자를 찾아왔다. 기록검토결과, 1심 소송대리인이 법리구성을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민법상 하자담보책임 주장에만 급급하여 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에 기한 청구를 아예 빠뜨린 것이다. 부연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과 같은 매매과정에서 물건에 하자가 발견되면 하자에 대해 일반 계약 불이행 책임으로 계약해제나 손해배상책임을 구할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민법 580조에 기한 하자담보책임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민법 제580(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제575조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그러나 매수인이 하자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전항의 규정은 경매의 경우에 적용하지 아니한다.

 

민법 제575(제한물권있는 경우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매매의 목적물이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질권 또는 유치권의 목적이 된 경우에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기타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전항의 규정은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을 위하여 존재할 지역권이 없거나 그 부동산에 등기된 임대차계약이 있는 경우에 준용한다.

 

2항의 권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일반 계약불이행책임과 달리 하자담보책임에서는 매수인의 악의 또는 과실에 대한 입증부담을 매도인이 안게 되고, 그 때문에 매도인에 대해 사실상 무과실책임을 지우게 되는 것이 실무경향이다 보니, 하자담보청구는 매수인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하자담보책임의 이런 편리함에 반해 다음과 같은 한계도 있다.

 

먼저, 거래안정을 위해 안 날로부터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준수해야만 한다.

 

 

민법 제582(2조의 권리행사기간)

 

2조에 의한 권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월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그 다음은, 매수인이 하자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으면 청구자체가 불가할 수 있다. 매수인이 하자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청구자체가 불가하지 않고 단지 과실상계를 당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는 일반 계약불이행책임과 차이가 있다.

 

396(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의뢰인의 1심 소송대리인은 이런 점을 간과한 채 하자담보책임청구에만 의존한 나머지 일반 채무불이행책임을 청구원인으로 구성조차하지 못했다. 민사소송법상의 변론주의 원칙상 청구원인으로 제기되지 못하면 법원이 당부를 판단할 수조차 없어, 결국 일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는 판단의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던 것이다. 법원이 인정한 매수인의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도인에 대한 일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 채 매수인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패소판결을 받은 셈이다.

 

1심 소송대리인의 이런 법리구성은 어찌보면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접근인 셈이다. 매도인에 대한 책임청구의 기본은 채무불이행책임이고, 특별한 규정이 하자담보책임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다면 여러 청구원인으로 함께 구성하는 것이 소를 제기하는 원고의 기본 자세인 셈이다. 더구나, 이 사건은 1심 판결처럼 불법 구조변경사실을 알지 못했던 점에 대해 매수인인 의뢰인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컸다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빠뜨리는 것은 적지 않은 실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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