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생활

광주 무등산

호사도요 2012. 11. 19. 19:25

광주 무등산

“도심 근교에 해발 천 미터가 넘는 산이 있다는 건 광주의 축복이에요.”

광주에서 익스트림 클라이밍 센터를 운영하는 김미경 강사는 오랫동안 산을 올랐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날씨는 드물다며 감사인사와 함께 환하게 웃었다.

조선닷컴과 아이더가 함께한 가을산행 체험단을 이끈 그는 능선에 넓게 깔린 억세와 아름다운 산세에 취해 한동안 감탄을 연발했다.

그의 말처럼 파란 하늘에 얇게 치장한 하얀 구름과 능선을 따라 희미하게 깔린 운무(雲霧)는 새벽부터 산을 오른 보람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무등산(無等山)은 산악전문가도 감탄할 만큼 아름다운 산세와 많은 볼거리를 지녔다.

광주시민의 안식처이자 전라남도의 명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고 코스가 다양해 누구나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정상부근에 펼쳐진 주상절리대(柱狀節理帶)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운 매력을 발산한다.

산 입구에는 광주 버스터미널에서 증심사까지 한 번에 오는 버스가 운행한다.

종점에 내리면 보리밥으로 유명한 전북식당 간판이 커다랗게 등산객을 반긴다.

살이 찌지 않고 소화가 잘돼 하산길에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기 안성맞춤이다.

무등산은 일부코스를 제외하면 완만한 오르막길이 계속되고 정산까지 길이 잘닦여 있어 등산초보라도 쉽게 오를수 있다. 증심사에서 시작해 중머리재> 장불재> 입석대, 서석대를 지나 다시 증심사로 내려오는 코스는 4시간 정도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중머리재를 오르는 중간에 쉼터가 하나 나온다.

이곳에는 산악인 오세근과 정성백을 기리는 추모비가 두 개 있다.

오세근은 72년 4월에 마나슬루 등정 때 6,500m 지점에서 눈사태를 만나 28세로 생을 마감했다.

정성백은 90년 7월 낭가파르바트 정상 공격 중 7,900m 지점에서 추락사했다.

광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나란히 자리 잡은 추모비는 광주인의 산에 대한 애정과 산악인에 대한 존경으로 읽힌다.

증심사에서 한 시간가량 부지런히 걸으면 비로소 능선에 오르는데 처음 나타나는 넓은 터가 바로 중머리재다.

광주 시내와 무등산 줄기가 한눈에 펼쳐지는 명당으로 10월에는 억세가 무성하게 자라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또 정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아서 일출을 즐기는 등산객이 비박이나 아영을 하는 곳이다.

하산길에는 학교에서 소풍을 왔는지 많은 학생이 중머리재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정산으로 향하면 쉼터가 있는 장불재(長佛岾, 해발 900m)를 만난다.

예전에는 바위가 무성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중계소가 있어 차가 올라올 수 있도록 길을 닦아 놨다.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망친다는 이유로 환경단체 등의 철거 요구가 있었던 곳이다.

등산객이 몰리는 시즌에는 주말이면 산악구조대원들이 커피를 나눠주고 간단한 염좌를 치료하는 등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다. 동쪽으로는 백마능선이 펼쳐져 있고 억세군락이 장관이다.

          무등산은 정상에는 제주도보다 오래된 주상절리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바다에서나 발견되는 주상절리(柱狀節理)를 해발 1000m에서 밟고 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무등산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입석대(立石帶)와 서석대(瑞石臺)는 산의 보물중의 보물이다.

돌은 모두 4,500만에서 8500만년의 세월을 견디면서 여전히 그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천왕봉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사방 수십 킬로미터를 발 아래 두고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출을 보기도 그만이다.

무등산 정상에는 60년대부터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출입이 통제됐다가, 광주시가 작년부터 세 차례 일반에 개방해 11만 명의 인파가 다녀갔다.

비록 천왕봉(해발 1,187m)아래 지왕봉과 인왕봉만 개방했지만 천해의 자연을 잘 보존한 곳이라 꼭 한 번 찾을 만 하다. 정상은 정해진 날짜에만 개방하니 뉴스를 잘 살펴야 한다.

하산은 중봉을 통하면 좀더 빨리 할 수 있지만 경사가 심하고 길이 험해 초보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등산은 올라갈 때 보다 내려올 때 더 힘들고 위험해 사고의 위험도 높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임금님의 옥새를 닮은 새인봉의 모습.

입석대와 서석대를 구경하고도 시간이 충분하다면 새인봉에 꼭 들러볼 것을 권한다.

거리가 가깝고 길이 편해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쉽게 오를 수 있고 예뻐서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새인봉이란 이름은 임금님이 쓰는 옥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바위가 정말 도장을 닮았다. 그 바위를 감싸고 나무들이 마치 커다란 새처럼 자라난 모습도 재미있다.
자료: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