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위한 포트폴리오
유태인들의 경전인 <탈무드>에는 자금관리에 대한 조언이 나온다.
전체 자금의 3분의 1은 부동산에, 또 다른 3분의 1은 사업에,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준비자금으로 나눠 관리하라는 것이다.
사실 3분의 1이라는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각자 처한 상황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탈무드>의 조언에서 중요한 것은 자금을 적절한 규모로 나눠서 다른 특징을 가진 여러 유형의 자산에 분산하라는 것이다.
이를 투자로 바꾸면 부동산은 요즘의 실물자산 혹은 대안자산으로 볼 수 있다,
사업에 투자하라는 것은 수익형 자산으로, 준비자금은 유동성자산이나 안전자산에 넣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의미다.
주먹구구식 같지만 이는 자산배분의 핵심인 포트폴리오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다.
◆ 은퇴를 위한 포트폴리오, 어떻게 짜야 할까
성별·나이·연봉·은퇴 후 원하는 생활비 등에 따라 노후준비는 달라져야 한다.
연봉이 1억원인 40대 남성과 연봉이 3500만원인 30대의 저축 및 투자금액이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이들이 바라는 것은 동일하다.
은퇴 후 생활과 여가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은퇴를 준비하든, 투자를 위한 것이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그 출발은 자산배분이다.
자산배분은 자산관리의 시작이고 마지막이며 모든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이유는 투자자산의 경우 필연적으로 위험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모든 재산을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날 경우 돌이키기 어렵다.
위험을 최대한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설계가 필수다.
하지만 상당수는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금융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수많은 투자상품을 모두 파악하고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투자성향'을 보고 자산 간 배분비율을 감안하라고 조언한다.
서동필 연구위원은 "자산 간 배분비율을 결정하는 데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각자의 투자성향"이라며 "투자
성향은 곧 목표수익률로 표현되며 목표수익률에 따라 자산배분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투자자라면 목표수익률을 높게 잡을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위험자산(주식·파생상품 등)
이 많이 포함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의 구성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목표수익률이 낮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투자성향은 통상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등 5단계로 분류된다.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안정형인 투자자는 예금(현금)의 비율이 85%, 채권이 15%다.
이자형(우리나라의 안정추구형)과 이자추구형(위험중립형)은 채권 60%, 해외주식 30%, 자국주식(미국주식)과 리츠가 각각 10%다. 성장이자형(적극투자형)은 예금이 10%, 채권이 20%, 해외주식이 15%, 자국주식이 45%, 리츠가 10%이며 성장형(공격투자형)은 예금 5%, 채권 10%, 해외주식 20%, 자국주식 50%, 리츠가 15%다.
서 연구위원은 "다만 이 같은 유형별 자산 간 배분비율은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이라며 "공격적인 성향일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일반적인 원칙은 유효하지만 수치가 절대적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 은퇴 후 월수익 300만원 만드는 비법
적정한 은퇴소득을 찾는 방법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퇴직 전 월수입의 60~70%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사람에 따라 그 금액은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0만원 수준이라면 어떨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은퇴생활비-은퇴소득 매칭전략'을 사용하면 월 은퇴소득 300만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전략은 원하는 은퇴생활비를 필요 정도에 따라 최저생활비와 필요생활비, 여유로운 삶을 위한 여유생활비로 나누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저생활비는 의식주 관련 비용, 교통비, 의료비 등 생계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말한다.
필요생활비는 최저생활비와 항목은 같지만 은퇴 전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출이다.
예컨대 최저생활비의 교통비가 대중교통 관련 비용을 말한다면 필요생활비의 교통비는 자가용 유지비다.
여유생활비는 여가·문화비용이나 손·자녀교육비, 각종 서비스 비용 등 여유로운 생활을 위한 지출을 의미한다.
은퇴생활비를 3요소로 분리해 파악하는 이유는 각 요소의 속성이 상이한 만큼 준비하는 방법도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최저생활비는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므로, 국민연금처럼 물가와 수명을 모두 헤지할 수 있는 은퇴소득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필요생활비는 생활수준 유지를 위해 은퇴기간 내내 필요한 비용이기 때문에 연금보험처럼 물가상승 만큼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는 은퇴소득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여유생활비의 경우 월지급식 펀드 등 비종신 은퇴소득으로 준비해도 무방하다. 나이가 들수록 지출이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권기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공적연금(국민연금 등)을 통해 최저생활비(100만원)를 확보하고 만약 부족한 경우 이를 채울 수 있는 사적연금으로 채워야 한다"며 "필요생활비 100만원은 사적연금과 주택연금을 통해 취득하고 여유생활비 100만원 인컴형 자산(월급처럼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이자·배당·임대료 등)이나 인출자산배분을 통해 얻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부자가 은퇴자금을 준비하는 법
부자들은 은퇴자금을 어떻게 준비할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부자들은 은퇴준비를 노후생활비 마련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보유자산의 유지 및 관리 개념에서 접근한다. 한국 부자들의 은퇴 후 필요생활비는 월 616만원(연 7400만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은퇴 후 근로소득 없이도 충분히 충당 가능한 규모다.
또한 부자들의 자산배분은 일반인과 매우 다르다. 부자들은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예적금'을 83.3%로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부동산 75.8%, 사적연금 67.6%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퇴 후에는 자녀와 동거하기보다는 부부끼리 '전원주택으로 이주'하거나 '도심지역에 살면서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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